특유의 여성스러운 말투와 뛰어난 요리 솜씨로 ‘요리 잘하는 남자’의 원조 격으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 이정섭이 몰라보게 야윈 모습으로 등장해 대중의 걱정을 사고 있다.
29일 MBN ‘특종세상’은 이정섭의 근황을 담은 선공개 영상을 통해 그의 충격적인 고백을 예고했다. 영상 속 이정섭은 과거 활기 넘치던 모습과 달리 눈에 띄게 수척해진 얼굴로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그는 현재 모습의 이유가 과거 위암 수술의 후유증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정섭은 2015년 한 건강 프로그램 촬영 중 위암 1기 초를 발견, 위 4분의 3을 절제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이정섭은 “위암은 완치됐지만, 이후 ‘덤핑증후군’을 앓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덤핑증후군은 위절제술의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음식물이 소화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바로 소장으로 이동하면서 구토, 현기증, 발한 등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이날 방송에서 이정섭은 건강 문제뿐 아니라, 평생 가슴에 묻어두었던 개인적인 아픔도 처음으로 고백했다. 그는 “집안에서 어찌나 선을 보라고 하는지 지겨워 죽겠더라”며 “내가 종손만 아니었으면 독신이었을 것”이라고 밝혀, 집안의 강요로 원치 않는 결혼을 했던 사연을 암시했다.
이어 “내 인생에서 첫 번째로 닥친 충격이었다. (결혼하기 싫어) 죽거나 출가하려고 했다”고 덧붙여, 순탄치 않았던 그의 삶에 궁금증을 더했다.
한편 이정섭은 과거를 회상하며 그를 스타덤에 올린 상징적인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차인표, 신애라 부부가 탄생한 ‘사랑을 그대 품 안에’에 출연했다”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여성화된 남성’ 캐릭터인 여성 의류 부티크 점주 역을 맡았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기가 막힌 연기를 했는데, 사람들이 내가 진짜 여자인 줄 알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 역할은 이정섭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고, 이후 그는 각종 요리 프로그램과 예능에서 독보적인 캐릭터와 입담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배우 이정섭의 파란만장한 인생사와 현재의 투병 생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오는 30일 저녁 9시 10분 MBN ‘특종세상’ 본방송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