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1980년대 안방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던 ‘명랑운동회’·‘유쾌한 청백전’의 진행자, 변웅전 전 의원이 세상을 떠났다. 유족에 따르면 변 전 의원은 23일 밤 서울 광진구 자양동 혜민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5세.
충남 서산 출신인 변 전 의원은 서산농고를 졸업한 뒤 중앙대 심리학과 재학 중이던 1963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입사 초기부터 대형 방송사고를 겪었지만, 오히려 이 계기가 그를 지방 방송에 보내며 실전 감각을 키운 ‘전화위복’이 됐다. 다양한 공개방송과 좌담 프로그램을 거치며 빠르게 성장한 그는 1969년 MBC로 스카우트되며 전성기를 열었다.
변웅전은 당시 최고의 예능 PD였던 김경태 PD(‘유쾌한 청백전’, ‘묘기대행진’)에게 발탁되며 국민적 스타가 됐다. 넉넉한 체격, 힘 있는 목소리, 너털웃음으로 구성된 진행 스타일은 당대 예능판의 ‘상징’이었다.
특히 ‘명랑운동회’(1976~1984)는 그를 국민 MC 반열에 올린 대표작으로, 수많은 인기 연예인과 시청자가 함께 즐기던 주말 예능의 원조 격 프로그램이었다.
그의 예능 무대는 후배들의 데뷔 통로이기도 했다. 최근 세상을 떠난 ‘뽀빠이’ 이상용은 1973년 ‘유쾌한 청백전’ 보조 MC로 발탁되며 방송계에 첫발을 디뎠다. 변웅전의 존재감이 어떤 ‘기둥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995년 자민련 창당준비위원회 대변인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한 뒤, 15·16·18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3선 의원이 됐다. 18대 국회에서는 보건복지가족위원장을 맡았고, 2011년 자유선진당 대표를 역임하며 공식적인 활동을 마무리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명숙 씨와 두 아들(변지명·변지석)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이며 25일 낮 12시부터 조문이 가능하다. 발인은 27일 오전 8시, 장지는 판교 자하연이다.
방송과 정치, 두 세계를 오가며 확실한 족적을 남긴 변웅전 전 의원. 세대가 달라도 잊혀지지 않는 그의 웃음과 목소리를 기억하는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