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의 여신’이 홍콩에서는 ‘위로의 아이콘’이 되어 무대에 섰다. 화려한 드레스 대신 단정한 검은색 슈트를 입고 등장한 김혜수는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최악의 화재 참사를 겪은 홍콩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29일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마마 어워즈(MAMA AWARDS)’ 챕터2의 오프닝은 그 어느 때보다 엄숙하고 무게감 있게 시작됐다.
이날 호스트로 무대에 오른 김혜수는 K-컬처를 대표하는 아이콘답게 차분하면서도 강단 있는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았다.
특히 시선을 끈 것은 그의 의상이었다. 통상적인 시상식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애도의 뜻을 담은 ‘올블랙’ 정장을 선택해 호스트로서의 책임감과 품격을 동시에 보여줬다.
김혜수는 오프닝 멘트 전체를 유창한 영어로 소화하며 현지 관객들과 깊이 소통했다. 그는 “오늘 시작에 앞서 너무나 가슴 아픈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무거웠다”라고 운을 뗀 뒤, “갑작스러운 사고로 큰 상처를 입고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낸 모든 분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진심 어린 애도를 표했다.
이어 “아직 우리에게 기적이 남아있길 간절히 바란다”며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염원했다. 또한 이번 시상식의 슬로건이 된 ‘서포트 홍콩(Support Hong Kong)’ 메시지를 강조하며 “음악이 가진 치유와 연대의 힘을 믿고, 슬픔을 나누고 위로하는 데 함께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는 앞서 지난 26일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참사를 추모하기 위함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만 128명, 실종자가 200여 명에 달하는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김혜수의 진중한 오프닝은 축제보다는 치유의 장이 되어야 할 이번 ‘마마’의 정체성을 명확히 했다는 평이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