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는 언제나 내 안에 있어요.”
파리생제르망(PSG)은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인터밀란과의 2024-25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5-0 대승, 창단 첫 우승을 거뒀다.
PSG는 5년 전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으나 바이에른 뮌헨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 꾸준히 정상을 향해 도전했으나 큰 벽에 막혔다.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까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2024-25시즌, PSG는 이번에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힘들 듯했다. 하나, 우스만 뎀벨레라는 새로운 에이스와 함께 다시 일어서며 결국 창단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그 중심에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있었다. 과거 바르셀로나를 이끌고 트레블을 달성했던 그는 PSG의 지휘봉을 잡고 멋진 큰 선물을 했다.
감동적인 순간도 있었다. PSG 팬들은 6년 전 하늘로 떠난 엔리케의 딸 사나를 잊지 않았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엔리케 감독이 사나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순간을 함께한 순간을 응원 현수막으로 만들어 펼쳤다. 10년 만에 다시 한 번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된 순간이었다.
사나는 6년 전 희귀병인 골육종으로 인해 하늘로 떠났다. 이제는 함께할 수 없는 두 사람이지만 PSG 팬들은 그들을 위해 멋진 선물을 했다.
엔리케 감독은 그동안 사나에 대해 꾸준히 언급했다. 그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치르기 전 “나는 정말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나의 딸은 파티를 정말 좋아했고 지금도 파티를 열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 베를린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 후 딸과 함께 깃발을 꽂은 사진이 있다. 정말 소중한 사진이다. PSG에서도 그때와 같은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사나는 육체적으로 이곳에 없지만 영적으로 함께한다고 믿고 싶다. 그것이 내게 있어 매우 중요하다. 나는 삶이 주는 것들을 가족과 함께 나누며 앞으로 나아갈 동기를 얻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PSG의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후에는 “내가 이곳에서 정상에 섰다고 해서 사나를 생각하는 건 아니다. 나는 항상 사나를 생각한다. 존재를 느낀다. 사나는 항상 내 곁에, 우리 가족 곁에 있다.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것을 찾으려 한다. 그게 내 삶의 방식이다. 팬들의 응원 현수막은 정말 감동적이지만 우승 트로피가 필요해서 사나를 기억하는 건 아니다. 내 딸은 늘 내 안에 있다”고 말했다.
응원 현수막에 대해선 “정말 감동적이었다. 팬들이 나와 가족을 생각해줬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아름다운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엔리케 감독을 향한 찬사도 이어졌다. ‘TNT 스포츠’의 리오 퍼디난드는 “엔리케는 정말 위대한 사람이다. 나도 같은 상실을 겪어본 사람으로서 그런 일이 있었을 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를 정도로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엔리케는 계속 나아갔고 오히려 더 강해졌다”고 전했다.
스티븐 제라드 역시 “엔리케는 (카를로)안첼로티, (주제)무리뉴, (펩)과르디올라 같은 감독들과 나란히 언급될 자격이 있다. 그는 최근 1, 2년 동안 PSG를 좋은 팀으로 만들었고 어떤 방식으로도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게 됐다. 엄청난 재능을 갖춘 선수들이 많고 그들을 지도하는 엔리케 역시 특별한 사람이다”라고 바라봤다.
2골 1도움을 기록, PSG를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끈 데지레 두에는 “우리 감독님은 전술, 정신 등 모든 면에서 정말 뛰어난 사람이다. 인간적으로도 훌륭하다.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기쁘다”라고 극찬했다.
한편 엔리케 감독은 “이 경기를 걸작이라고 해도 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정말 멋지게 출발했다. 우리는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인테르가 숨 쉴 틈조차 주지 않았다”며 “우리의 트로피 진열장에 유일하게 없는 건 바로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였다. 이제 그걸 가졌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계속해서 축구를 정복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