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 대표팀이 처음으로 브라질을 꺾었다. 그것도 2골을 먼저 내주고 경기를 뒤집었다.
일본은 10월 14일 일본 도쿄의 도쿄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3-2 대역전승을 일궜다.
일본이 브라질을 상대로 승전고를 울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이날 경기 전까지 브라질과의 13차례 맞대결에서 2무 11패로 큰 열세를 보였다.
일본의 출발은 불안했다.
일본은 전반 26분 만에 파울루 엔히키에게 선제골을 헌납했다. 전반 32분엔 브라질 공격수 가브리에우 마르티넬리에게 추가골까지 내줬다.
일본은 전반전을 0-2로 마쳤다.
일본이 후반전에 기적을 썼다.
일본이 후반 7분 1골을 따라붙었다. 일본은 브라질 중앙 수비수 파브리시우 브루누의 실책을 놓치지 않았다. 미나미노 타쿠미가 브라질의 골망을 가르며 추격골에 성공했다.
일본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후반 17분 나카무라 게이토가 골 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26분엔 우에다 아야세가 헤더로 브라질 골망을 출렁이며 역전에 성공했다.
일본 대표팀 최고 선임자이자 살아있는 전설인 나가토모 유토는 브라질전을 마친 뒤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나가토모는 이날 그라운드를 밟진 못했지만, 벤치에서 동료들을 격려하는 등 리더십을 발휘했다.
일본 ‘사커 다이제스트 웹’에 따르면, 나가토모는 브라질전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무엇보다 자랑스럽다. 개인적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떠올랐다. 우린 지난 월드컵에서 독일, 스페인을 잡았다. 독일, 스페인전 모두 0-1로 뒤진 경기를 2-1로 뒤집었었다. 이번엔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0-2로 뒤진 경기를 3-2로 뒤엎었다. 우리의 강인함과 끈질김을 또 한 번 보여줬다.”
나가토모에게 100% 만족은 없었다.
나가토모는 브라질전을 통해 개선해야 할 점을 짚기도 했다.
나가토모는 “전반전은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한다”며 “우린 브라질을 상대로 너무 물러섰다”고 지적했다.
나가토모는 이어 “좀 더 앞에서 상대를 압박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상대를 너무 존중한 나머지 뒤로 물러서며 제대로 압박하지 못했다. 오늘 같은 경기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전반전 경기력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나가토모는 ‘월드컵 우승’이란 목표가 단순한 꿈이 아니란 것도 강조했다.
나가토모는 “우리 팀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독일, 스페인을 잡았던 경험이 있다. 엄청난 자산이다. 이 경험이 브라질을 상대로 0-2로 뒤진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힘을 전해줬다. 우린 0-2로 지고 있었지만,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특히나 경기장을 누비는 선수들뿐 아니라 벤치에서도 하나 된 힘을 보여줬다. 우린 하나의 팀으로 브라질을 잡았다”고 했다.
나가토모는 덧붙여 “팀을 하나로 묶는 게 내 역할이다. 물론, 경기에 나서지 못한 건 아쉽다. 나도 선수인 까닭이다. 그러나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팀이 하나가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 하나 된 팀은 일본 축구의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했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