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제2의 케인’으로 불린 토트넘 홋스퍼의 유망주 트로이 패럿. 이제는 아일랜드의 스트라이커로서 24년 만에 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다.

아일랜드는 16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푸스카스 아레나에서 열린 헝가리와의 2026 북중미월드컵 유럽 예선 F조 최종전에서 극적인 3-2 역전 승리했다.

이로써 아일랜드는 포르투갈에 이어 F조 2위에 오르며 북중미월드컵 플레이오프 티켓을 획득했다. 그들은 2002 한일월드컵 16강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에 최고의 기회를 얻었다.

헝가리의 탈락, 그리고 아일랜드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끈 주역은 패럿이었다. 그는 포르투갈전에 이어 헝가리전까지 최고의 골 감각을 뽐내며 조국을 이끌었다.

아일랜드는 헝가리 원정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무승부 또는 패배는 곧 탈락과 같았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전반 3분 소보슬러이의 크로스, 루카시의 헤더가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15분 패넛이 페널티킥으로 1-1 동점을 만들었지만 37분 케르케즈의 크로스, 버르거의 환상 중거리 슈팅이 들어가며 1-2로 전반을 밀렸다.

그러나 후반 80분 아자즈의 킬 패스, 패럿의 마무리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또 후반 추가시간 5분이 지난 상황에서 켈러허의 롱 킥, 스케일스의 헤더 패스를 패럿이 마무리하며 3-2 대역전승을 해냈다.

패럿은 아일랜드의 영웅이었다. 가장 중요한 경기, 그것도 최종전에서 무려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조국을 승리와 함께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지난 포르투갈전에서는 멀티골 활약, 2-0 승리를 이끌었던 패럿이다. 가장 중요한 두 경기에서 무려 5골을 넣은 그는 아일랜드가 자랑하는 최고의 영웅이 됐다.

패럿은 경기 후 “이렇기에 우리가 축구를 사랑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나는 내 고향을 사랑한다. 가족도 이곳에 왔다. 세상을 전부 가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울었다. 정말 믿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실 패럿은 토트넘 유스 출신으로 한때 해리 케인,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 공격진을 책임질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고 임대 생활만 이어가다가 끝내 AZ 알크마르로 이적했다.

알크마르에서 확실히 반등한 패럿은 이제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가 됐다. 그는 사실 아일랜드에서 좋은 활약을 한 공격수는 아니지만 가장 골이 필요한 순간, 무려 5골을 넣으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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