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레전드 극찬 "오승환 선배야 말로 진정한 마무리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39)은 지난 8울31일 키움전서 세이브를 기록하며 9년만에 30세이브를 기록했다.

압도적인 리그 1위의 세이브 숫자다. 이 페이스라면 또 한번의 구원왕은 떼 놓은 당상이다.

그러나 오승환의 존재감은 숫자만으로는 증명할 수 없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건 제 몫을 해낸다는 것이 오승환의 진짜 가치다.

삼성 오승환(39)이 팀의 승리를 지켜낸 뒤 포수 강민호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김태균 KBSN 해설위원은 "오승환은 세이브를 많이 올리는 것도 대단하지만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는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 자기 공을 던진다는 것이 더 대단하다. 팀이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진정한 마무리 투수라고 할 수 있다"고 극찬했다. 오승환은 우리 나이로 마흔인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야구 인생의 대부분을 마무리 투수로 살아왔기 때문에 마무리 투수로서의 루틴이 따로 있을 수 밖에 없다. 자신이 만들지 않으려고 해도 일상의 버릇이 그의 루틴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마무리 투수의 집중력은 9회에 발휘 된다. 9회가 되기 전까지 준비 과정과 해야 할 것들이 있다. 9회 세 타자를 상대하는 것이 마무리 투수의 기본 루틴이다.

오승환에게도 오랜 버릇이 당연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승환에게는 늘 9회 세 개의 아웃 카운트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때론 더 짧게, 때론 더 길게 경기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주어진다.

오승환은 그런 상황에서도 세이브 성공 비율이 대단히 높은 투수다. 줄 점수는 주더라도 경기는 지켜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멀티 이닝은 4차례 뿐이었지만 멀티 이닝 투구에서 자책점을 기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9회 도중 위기감이 고조돼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그럴 때도 높은 세이브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다.

때론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도 마운드에 오른다. 루틴 상 준비가 부족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럴 때도 오승환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마무리 투수 역사에서 오승환의 뒤를 잇고 있는 정우람(36.한화)은 오승환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마무리는 그냥 9회만 책임지는 보직이 아니다. 때련 멀티 이닝도 소화해야 하고 3연투도 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선 4연투까지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건 팀의 승리를 지켜야 한다.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 나가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준비가 안 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상황에서도 책임을 다해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승환 선배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어떤 상황에서건 팀이 필요로 하면 마운드에 올라 제 몫을 해낸다. 마무리 투수는 투구수가 15개가 넘어가면 힘이 든다. 하지만 오승환 선배는 경기 당 투구수가 늘어나도 끝까지 자기 공을 던진다. 물론 오승환 선배도 구원에 실패하는 날이 있다. 하지만 회복력이 대단히 빠르다. 다음 경기서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세이브를 한다. 루틴과 어긋나는 상황이라고 허투루 공을 던지지 않는다. 팀이 필요로하면 언제든지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런 준비가 돼 있으려면 정말 많은 훈련량과 이미지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오승환 선배야 말로 진정한 마무리 투수다."

오승환은 그런 투수다. 철저하게 지키는 자신만의 루틴이 있지만 팀 사정상 루틴이 깨지는 날도 어김없이 마운드에 올라 최선의 공을 던진다. 그의 세이브 숫자보다 팀에 대한 헌신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불세출의 마무리 투수였던 마리아노 리베라(전 뉴욕 양키스)는 9회 한 이닝을 지키기 위해 거의 수도승과 같은 루틴을 지켜왔다. 그런 리베라 역시도 루틴이 깨지는 등판에선 어려움을 호소했었다.

그러나 오승환은 말이 없다. 돌부처라는 별명 그대로 묵묵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 온다. 오로지 팀이 승리하는 길 만을 생각한다.

정우람이 "진정한 마무리 투수는 오승환"이라고 극찬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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