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사령탑=성적, 윌리엄스 KIA 감독이 깨뜨린 공식 [MK시선]

맷 윌리엄스 KIA타이거즈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불명예 퇴진이다. ‘외국인 사령탑은 성적을 보장한다’는 프로야구에서의 공식도 이제 깨지고 말았다.

KIA는 1일 윌리엄스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올 시즌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 및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상호 합의하에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한국계를 제외하고 KBO리그 역대 세 번째 외국인 사령탑인 윌리엄스 감독은 계약 기간 1년을 남기고 중도하차 하게 됐다. KBO리그 외국인 사령탑 중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사례는 윌리엄스 감독이 처음이다.

계약기간을 1년 남기고 한국을 떠나게 되는 맷 윌리엄스 KIA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2020시즌을 앞두고 화려한 이력을 앞세워 KIA 사령탑에 부임했던 윌리엄스 감독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17년을 뛰며 186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8 378홈런 1218타점을 올린 강타자다. 5차례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뽑혔고, 4차례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특히 2001년 애리조나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는 4번 타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김병현이 당시 윌리엄스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다.



지도자로서도 승승장구했다. 워싱턴 내셔널스를 2014∼2015년, 두 시즌 동안 이끌었고 2014년에는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하지만 KIA에서는 이름값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시즌 73승 71패로 6위에 그쳤고, 올 시즌에도 58승 10무 76패를 기록해 9위에 그쳤다.

윌리엄스 감독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양현종이 빅리그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토종 투수진에 큰 구멍이 생겼고, 설상가상 외국인 투수 다니엘 멩덴마저 시즌 초 팔꿈치 부상으로 전반기에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여기에 애런 브룩스까지 불미스러운 일로 시즌 도중 퇴출됐다.

타선에서는 ‘베테랑’ 최형우와 나지완, ‘외인’ 프레스턴 터커의 부상과 부진까지 겹치면서 KIA는 시즌 내 전력이 완전한 적이 거의 없었다. 물론 선수 운영 등 자신만의 색깔, 야구 철학을 보여주질 못했다. 소통이 어려운 지도자라는 인식도 많았다.

사실 역대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사령탑은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적을 내는 보증 수표와도 같았다.

2007시즌이 끝난 뒤 롯데 자이언츠 사령탑에 부임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3시즌 동안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2000년 이후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던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 부임 이후 암흑기에서 벗어나 전성기를 누렸다.

2017~2018시즌, 두 시즌 동안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를 이끌었던 트레이 힐만 감독도 마찬가지다. 힐만 감독은 2017시즌 SK를 5위로 올려놓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듬해인 2018시즌에는 정규시즌 2위로 마친 뒤,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를 3승 2패로 통과한 뒤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 베어스를 누르고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미 일본 닛폰햄 파이터스 시절 팀을 강팀으로 만든 경험이 있는 힐만 감독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이 KIA를 이끈 두 시즌 동안 KIA는 하위팀으로 전락했다. 외국인 사령탑이 마법사는 아니라는 걸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윌리엄스 감독이 보여줬다.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긴 윌리엄스 감독은 씁쓸하게 한국을 떠나게 됐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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