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난데 없이 백업 포수난에 처했다. FA 외야수 박해민을 얻은 것에 대한 보상 선수로 포수 김재성을 내주게 됐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충격이다.
LG는 2021시즌 3명의 포수로 한 시즌을 보냈다. 주전 포수 유강남을 김재성과 이성우가 백업했다. 이성우는 은퇴했고 김재성은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올 시즌 1군을 경험한 세 명의 포수 중 유강남만 남게 됐다. 백업 포수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LG 포수 이성우(왼쪽)가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마무리 고우석과 하이 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제라도 이성우(40)의 은퇴를 1년 더 미룰 수 있도록 조치할 필요성이 제기됐던 이유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이성우의 복귀는 불가능하다. 이성우는 은퇴를 선언하며 LG가 KBO에 제출한 보류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규약상 보류 선수 명단에서 빠진 선수는 그 팀과는 계약을 다시 맺을 수 없다. 복귀하려면 다른 팀에서 뛰는 수 밖에 없다.
LG가 외부 수혈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현재 전력으로 부딪히는 수 밖에 없다.
LG는 포수 전력 보강 없이 새로운 시즌을 맞는다는 계획이다. 박재욱을 비롯한 2군 자원을 믿고 가기로 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MK스포츠와 통화에서 "보상 선수로 김재성이 지명되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일이다. 어쩔 수 없이 감수하고 가야 하는 대목이었다.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았다. 예상하고 보호 선수 명단을 짰다"며 "당연히 준비도 돼 있다고 생각한다. 박재욱도 있고 또 다른 포수로도 백업 포수를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추가 전력 보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유강남이 잘 버텨주고 박재욱이 뒤를 잘 받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한 시즌을 맡길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현대 야구에서 백업 포수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주전 포수 한 명만 믿고 한 시즌을 끌고 갈 수는 없다.
주전 포수 체력 관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경기는 백업 포수에게 맡겨야 한다. 주전 포수 못지 않게 투수들을 잘 읽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주전 포수와 투수 리드 성향이나 경기 운영 방식이 너무 크게 차이가 나도 안된다. 일관성을 유지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경험이 쌓이지 않은 선수는 백업 포수를 성공적으로 맡기 어렵다.
박재욱은 1군 통산 출장 경기가 41경기에 불과한 포수다. 2016시즌에 26경기를 뛰었고 2020시즌 15경기를 뛴 것이 전부다.
올 시즌은 2군에서만 58경기에 출장해 홈런 없이 타율 0.250 10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하지만 LG는 그런 박재욱에게 시즌의 일정 부분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아무래도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내년 시즌은 LG가 우승에 도전하는 시즌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올 시즌 SSG에서 뛰었던 정상호와는 경우가 다르다. 정상호는 은퇴를 선언하며 보류 선수 명단에서 빠진 팀과 계약한 팀이 달랐기 때문에 복귀가 가능했다.
SSG는 당시 은퇴 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던 정상호와 1년 계약을 체결하는 시도를 했다. 정상호를 통해 후배들이 배우며 익힐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함이었다.
기간은 1년으로 짧았고 정상호는 1군 경기에 거의 나오지 못했지만 후배들에게 살아 있는 경험을 전수하며 큰 힘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도 이성우가 있었다면 불안한 박재욱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겠지만 이젠 때 늦은 후회가 되고 말았다.
LG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했던 이성우지만 상황이 크게 바뀌며 입장도 달라졌다. 이성우의 은퇴가 아쉬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제는 LG가 결심한대로 있는 전력으로 붙어보는 수 밖에 없다. 부족한 백업 포수의 경험치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