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 10대 예언, 얼마나 맞았나? [김재호의 페이오프피치]

본 기자는 지난 2021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을 앞두고 겁도없이 2021시즌에 대한 열 가지 예상을 내놨다. 2021년의 마지막 날, 이 열 가지 예상이 얼마나 맞았는지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중에는 적중한 것도 있고, 예상을 한참 벗어난 것도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복권 번호는 물어보지 않았으면한다. 그러면 하나씩 확인해보자. 자, 심판의 시간이다!



내셔널리그 지명타자가 도입된다 - 오답 '극적 합의'는 없었다. 내셔널리그는 결국 지명타자없이 2021시즌을 맞이했다. 메이저리그 노사가 합의에 실패한 결과다. 사무국은 2021시즌을 앞두고 선수노조에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도입을 조건으로 포스트시즌 확장을 제안했다. 선수노조는 포스트시즌의 확장이 구단들의 투자 의지를 저하할 것을 우려해 이를 반대했고, 합의가 무산됐다. '선수들의 안전 문제'를 놓고 거래를 시도한 사무국의 대처가 아쉬웠다.

내셔널리그 투수 부문 실버슬러거 수상자 맥스 프리드의 타격 모습. 모든 투수들이 그처럼 타격한 것은 아니다. 사진=ⓒAFPBBNews = News1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즌 도중 타격을 하다가 큰 부상을 입은 투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이런면에서 운이 조금 없었다. 잭 플레어티, 김광현,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등 선발 투수들이 타격 도중 부상이 심해지면서 부상자 명단에 올랐었다. 지명타자 제도가 운영됐다면 조금 더 편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선발 투수들은 타격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기에 그럭저럭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타격이 처음인 김광현은 조금 달랐다. 그는 "스윙 동작은 골프할 때 빼고는 10년이 넘도록 안해봤었다"며 타격이 쉽지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노사는 새로운 노사 협약 협상을 진행하면서 다시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분위기는 찬성 여론이 조금 더 우세한 상황이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두 차례 등판을 걸렀다. 사진=ⓒAFPBBNews = News1
류현진은 등판을 최소 두 번은 거를 것이다. - 적중 류현진은 2021시즌 선발 등판을 두 차례 걸렀다. 모두 부상과 관련이 있었다. 4월 26일(이하 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경기 도중 엉덩이 근육에 이상을 느껴 자진 강판한 뒤 부상자 명단에 올라 한 차례 등판을 건너뛰었고 시즌 막판 극심한 부진을 경험했던 9월 목 부상을 이유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다시 한 번 등판을 걸렀다. 후자는 부상도 있었지만, 직전 두 경기에서 4 1/3이닝 12실점 4피홈런으로 부진한 여파가 더 컸다. 그럭저럭 괜찮았던 류현진의 2021시즌에 먹칠을 한 단 두 차례 등판이었다.

이 예상은 결과적으로 적중했지만, 어떻게 보면 틀리기도했다. '최소 두 번'이라고 한 것은 그만큼 등판 간격에 대한 관리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나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투구 도중 부상이 있거나 정말 부진이 극심해졌을 때만 등판을 걸렀다. 그 결과 데뷔 이후 가장 많은 31경기에 등판했음에도 소화 이닝은 169이닝에 그쳤다. 토론토 코치진이 이전 팀에서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조금만 신경써서 봤다면 막을 수 있는 결과였다. 피트 워커 투수코치도 시즌 막판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올해 팀의 상황 때문에 많은 휴식을 갖지 못했다"며 류현진이 충분한 휴식을 갖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몬토요 감독은 부담을 이겨냈다. 사진=ⓒAFPBBNews = News1
몬토요 감독은 경질설에 시달릴 것이다. - 오답 토론토에게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즌 초반에는 선발 로테이션 다섯 자리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며 어렵게 경기했었다. 불펜에 부상 선수들이 연달아 나오면서 고양이 일손도 끌어써야하는 상황이 오기도 했다. 비싸게 주고 데려온 조지 스프링어는 전반기를 제대로 뛰지 못했다.

그러나 찰리 몬토요 감독은 안전했다. 아니, 오히려 더 주목받았다. 더니든-버팔로-토론토로 옮겨다니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91승을 거뒀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셋 등 유망주들이 포텐셜을 터트렸고 마르커스 시미엔, 로비 레이 등 1년 계약으로 합류한 베테랑 선수들은 'FA로이드'를 제대로 맞았다. 이 모든 것을 온전히 몬토요의 능력으로 해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 팀을 이끈 것은 분명한 그의 공로였다. 그 결과, 몬토요는 올해의 감독 투표에서 4위에 올랐다.



올스타 게임은 애틀란타가 아닌 덴버에서 개최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올스타 게임은 장소를 옮길 것이다. - 적중 2021년 올스타 게임은 결국 장소를 옮겨 치렀다. 원래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홈구장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애틀란타가 위치한 조지아주가 유권자들의 우편 투표를 제안하는 새로운 법안을 도입하면서 유색 인종의 투표 참여를 제한하자 이에 반발하는 의미로 개최권을 박탈했고 콜로라도 로키스 홈구장 쿠어스필드가 대신 개최권을 가져갔다.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보수 성향 단체들이 사무국을 고소하는 일도 있었고, 조지아주와 같은 공화당 소속인 그렉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국민스포츠로 불리는 야구가 편파적인 정치에 휘둘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텍사스 레인저스 홈개막전 시구를 거부했다. 그러나 더 큰 논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제일 큰 피해자는 언제 또 다시 올지도 모를 기회를 놓친 애틀란타팬들이었다. 이들은 대신 10월에 더 큰 축제를 벌였다.



김광현은 부상으로 106 2/3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사진=ⓒAFPBBNews = News1
김광현은 140이닝을 던진다. - 오답 140이닝에 못미치는 106 2/3이닝을 소화했다. 가장 큰 원인은 부상이었다. 전반기에는 허리 부상이, 후반기에는 팔꿈치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결국 시즌 막판에는 불펜으로 보직을 옮겨야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벤치도 그가 오래 마운드에 머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번 시즌 네 차례나 4이닝동안 2실점 이하로 막고 있었음에도 그의 타석에서 대타를 기용했다. 타격까지 잘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예상을 밑도는 이닝을 소화했음에도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가 됐다는 것이다. 그만큼 세인트루이스는 투수들의 부상이 많았다.



탬파베이는 아메리칸리그 전체 승률 1위를 기록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탬파베이는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한다. - 오답 하나는 맞고 둘은 틀렸다. 탬파베이는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던 타일러 글래스노가 14경기 등판만에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예상대로 이번 시즌 부상자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아메리칸리그 전체 승률 1위로 당당하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는 구단 시즌 리뷰에서 더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다른 선수들이 빈자리를 잘 메워준 결과였다. 선발 로테이션에서는 쉐인 맥클라나한, 루이스 파티뇨, 드루 라스무센 등이 잘해줬고 불펜에서는 앤드류 키트리지, 콜린 맥휴, J.P. 파이어라이젠 등의 활약이 빛났다. 최고 유망주라는 평가를 들었던 완더 프랑코는 그 명성을 입증했다. 눈에 띄는 슈퍼스타는 없었지만, 빈자리도 없었다. 내야수 조이 웬들은 "26인 로스터 전체, 아니 40인 로스터 전체 선수들이 모두 기여하고 있다. 슈퍼스타는 없지만, 각자 자기 일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탬파베이만의 팀컬러에 대해 얘기했다.



양현종은 빅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 적중 양현종은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시즌 개막을 '대체 훈련 캠프'에서 시작한 그는 4월 27일 콜업돼 당일날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처음에는 롱 릴리버로 시작, 네 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38(16이닝 6자책)로 무난한 모습 보여줬고 5월 20일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상대 선발 코리 클루버와 투수전을 벌이며 5 1/3이닝 2실점 호투, 로테이션 잔류 가능성을 보였으나 이후 LA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 상대로 두 경기 6 1/3이닝 10실점 부진하며 다시 선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에는 트리플A로 강등됐다. 결과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콜비 알라드, 트리플A에서는 글렌 오토, A.J. 알렉시 등 젊은 선수들에게 치이며 선발 기회를 잃었지만, 초청선수에서 시작해 메이저리그 선발 등판 기회까지 잡은 그의 노력은 인정해야한다.



김하성은 올해의 신인 투표에서 표를 받기에는 살짝 부족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김하성은 올해의 신인 투표에서 표를 얻는다. - 오답 아쉽게도 김하성은 한 표도 얻지 못했다. 예상된 결과였다. 김하성은 2루, 유격수, 3루 수비를 고루 소화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줬지만, 타석에서는 타율 0.202 출루율 0.270 장타율 0.352 8홈런 34타점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내셔널리그 신인 타자중 안타 14위(54개) 홈런 공동 12위(8개) 타점 12위(34타점)에 올랐다. 표를 얻기에는 부족한 기록이었다.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다쳤을 때 출전 기회를 얻으며 298타석으로 제법 많은 타석을 소화했지만,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익숙해질만큼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은 시간은 타티스 주니어가 자리를 비웠을 때가 전부였다. 이마저도 후반기에는 애덤 프레이지어가 영입되면서 기회가 더 줄어들었다.



샌디에이고와 다저스 양 팀은 딱 한 차례 충돌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는 최소 한 번은 싸운다. - 적중 딱 한 번 싸웠다. 4월 17일에 열린 양 팀의 첫 대결이었다. 연장 10회말 다저스 투수 대니 산타나가 샌디에이고 타자 호르헤 마테오를 사구로 맞힌 뒤 둘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며 벤치 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이후에는 별다른 충돌이 없었다. 한 번은 타티스 주니어가 트레버 바우어 상대로 홈런을 때린 뒤 한쪽 눈을 가리며 바우어를 도발했지만, 바우어는 "야구가 감정을 드러냈다고 타자를 맞히는 대신 그런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며 '쿨하게' 넘겼다. 두 팀이 끝까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1, 2위를 놓고 다퉜다면 라이벌 관계는 더 흥미진진했을 것이다. 아쉽게도 샌디에이고가 9월에 추락을 거듭하면서 이런 일은 실현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노사간 합의는 결국 해를 넘기게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MLB 노사는 결국 합의한다. - 오답 메이저리그 노사는 결국 서로 으르렁대다 새해를 맞이하게됐다. 기존 협약 만기시한이었던 미국 동부시간 기준 12월 1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새로운 협약 작성에 실패했고, 구단주들이 만장일치로 직장폐쇄를 선언하며 메이저리그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스토브리그 소식으로 가득해야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철지난 옛날 얘기들로 도배돼 있고, 선수 소개란에는 선수 사진이 모두 사라졌다.

마감시한을 맞추기에는 양 측의 입장 차이가 너무 컸다. 양 측 모두 현재의 서비스 타임을 기반으로하는 연봉 조정과 FA 자격 부여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은 같지만, 이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엇갈렸다. 선수노조는 선수들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더 많은 돈을 받게하기를 원했고, 구단들은 연봉 조정 과정에서 선수노조와 에이전트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기준점을 제시했다. 구단 수익 공유 시스템에 대한 생각도 엇갈렸다.

양 측은 12월 직장폐쇄 이후 부수적인 문제에 대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새해가 밝음과 동시에 '돈 문제'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2022시즌을 "온전하게" 치르기 위해서는 1월에는 대화에 진전이 있어야한다.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 때로는 한가운데로 가는 실투가 될 수도 있다. 이 칼럼은 그런 글이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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