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함께 했던 SK 타자들은 역대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SK(현 SSG)를 역사 속의 한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SK 시절 정경배 코치(왼쪽). 사진=MK스포츠 DB
그런 그가 4년 만에 다시 친정팀에 복귀했다. 우타자로 한정된 타격 코치이지만 정 코치의 컴백은 SSG가 다시 '타격의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하고 있다. 정 코치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팀 사정상 보다 많은 점수가 필요한 상황이기 떄문이다.
정 코치는 "팀이 투수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시즌 개막 이후 선발진 구성이 원활하지 않다. 문승원 박종훈이 돌아올 때까지 버티는 것이 일단 중요하다. 또 그 시기에 맞춰 꼭 돌아온다는 보장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나 더 공백을 가져야 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타격 코치로서 책임감이 무겁다. 투수들이 점수를 많이 준다면 그보다 더 많은 점수를 내야 한다. 10점 뺏기면 12점 내서 이기도록 해야 하는 것이 내 임무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줘야 야구가 풀린다. 베테랑들과 많이 호흡하며 분위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코치는 낯익은 이름들을 꺼내 들었다. 우타자 전담 코치인 만큼 우타자 베테랑들의 이름을 하나씩 언급했다.
정 코치는 한화 코치 시절 주로 2군에 머물러 있었다. 2020시즌에는 1군에서 2군급 선수들을 데리고 전쟁터로 나간 경험도 갖고 있다.
그 때 느낀 것이 "유망주들의 성장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정후나 강백호 처럼 타고난 천재형 타자가 아닌 이상 5년 정도는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정 코치는 "수베로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 최대한 많은 경기를 나서며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1~2년 사이에 성과를 내려 하면 오히려 탈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프로에 와서 2년, 군 문제 해결에 2년 그리고 2년 정도는 더 경험을 쌓아야 전성기로 나아갈 수 있다"며 "그 전까지는 베테랑들이 버텨줘야 한다. 베테랑들이 긴장감을 잃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뽑아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코치는 김강민 김성현 오태곤 등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타격에서 더 발전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선수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최소한 자신의 실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훈련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 코치는 "추신수가 개막에 맞출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러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그럼 김강민이 빈 자리를 채워야 한다. 박성한도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2년은 더 보여줘야 확신을 가질 수 있다. 페이스가 떨어질 때를 대비해 김성현이 준비를 해야 한다. 오태곤도 내야와 외야를 오가며 빈 자리를 메꿔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부에선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들이겠지만 코치로서는 대단히 중요한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이 제대로 준비가 돼 있어야 대량 득점이 가능한 팀이 된다. 주축 선수들이 중심을 잡고 더 이상의 점수를 뽑는 것은 베테랑들의 힘이 필요하다"며 "당장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길 기대하긴 어렵다. 그런 선수들은 꾸준히 기회를 주며 성장을 도와야 한다. 실전에선 해줬던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그 선수들이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갖고 자신의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배 코치가 그리는 SSG 야구는 또 한 번 화끈한 공격력을 그리는 야구라 할 수 있다. 호쾌한 공격 야구로 마운드의 전력 공백을 채워 간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현재 SSG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SSG가 정 코치가 그리는대로 상대보다 더 많은 점수를 뽑는 야구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