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억 포수` 맞춤형 지옥 훈련 이겨내고 `먹튀` 오명 씻을까

'69억 포수'는 지옥 훈련을 통해 '먹튀' 오명을 씻을 수 있을까.

SSG 주전 포수 이재원(34)은 4년 전 SSG 전신 SK와 4년 무옵션 69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오버 페이 논란이 있었지만 SK는 주전 포수를 확실하게 잡아두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 팀을 이끌 수 있는 포수라는 평가가 높은 몸값의 이유가 됐다.

SSG 포수 이재원은 FA 계약 이후 타격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정경배 타격 코치는 훈련 부족이 이유라고 진단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그러나 계약 이후 이재원은 급속도로 추락했다. 타격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2018시즌 타율 0.329를 쳤던 이재원은 FA 계약 첫 해 타율이 0.268로 크게 떨어졌다. 끝이 아니었다. 이듬해엔 타율이 0.185로 내려 앉았다.



지난 해 다소 회복세를 보이기는 했다. 타율 0.280을 기록했다. 하지만 홈런은 3개 뿐이었고 타점도 30개에 불과했다.

팬들 사이에선 선수에게 최악의 표현인 '먹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4년만에 친정팀에 복귀한 정경배 SSG 타격 코치는 한 마디로 정리했다. "이재원 부진은 훈련 부족이 원인이다."

정경배 타격 코치는 '타격 장인'이다. SK의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이끈 바 있다. 잘 치는 선수 몇몇이 만든 결과가 아니었다. 모든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인정 받고 있다.

정 코치는 "부상이 문제가 됐을 수는 있다. 안 아프게 치려다 보니 밸런스가 무너졌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훈련 밖에 없다. 이재원이 전력을 다해 훈련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타격 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해에도 타율은 아주 나쁘지는 않았지만 장타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7월 이후로는 2루타도 한 개 없다. 이재원은 단타로는 큰 힘이 안 되는 선수다. 발이 느리기 때문에 단타로 출루하면 이후에 인타 3개가 더 나와야 겨우 1점을 보탤 수 있다. 이재원은 장타가 살아나야 한다. 타율이 조금 올랐다고 만족하면 안된다. 장타가 줄었다는 것은 타구 스피드가 떨어졌다는 뜻이고 타격 스피드가 떨어졌다는 건 그만큼 훈련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스프링캠프서는 훈련량을 크게 늘려 몸과 타구의 스피드를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둘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도자가 공개적으로 선수의 훈련량을 언급하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훈련 부족 외에는 부진의 원인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정 코치의 진단이었다.

그리고 스프링캠프가 시작됐다.

정경배 코치는 예고한 대로 이재원을 매섭게 몰아 붙이고 있다. 캠프지인 제주도의 날씨가 생각보다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부상을 당하지 않는 선에서 훈련량을 크게 끌어 올리고 있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선 최대치로 훈련량을 높이고 있다.

관심은 이 지옥 훈련을 받은 뒤 달라질 이재원의 모습이다. 이재원은 이제 30대 중반에 막 접어든 선수다. 아직 에이징 커브를 이야기 할 단계가 아니다.

훈련을 통해 기량이 향상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선수다. 이재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경배 코치와 만남은 행운이라 할 수 있다. 정 코치의 맞춤 지도와 강도 높은 훈련은 업그레이드 된 이재원을 기대하게 한다.

무너진 밸런스를 되찾는다면 사라졌던 장타력이 되살아날 수 있다. 입에 단내가 나는 쓰디 쓴 강훈련을 하고 있지만 그 끝에는 성공이라는 열매가 맺어질 수 있다.

이재원의 타격 능력이 살아 난다면 SSG는 외부 선수 영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없었던 전력이 새로 가세하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이재원의 장타력만 살릴 수 있다면 하위 타순의 핵으로 자리 잡으며 팀에 보다 많은 득점 기회를 안겨줄 수 있다.

모든 장밋빛 전망은 이재원이 현재 겪고 있는 '지옥 훈련'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재원이 부상 없이 훈련량을 채워낼 수만 있다면 SSG는 좀 더 많은 꿈을 꿔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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