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키움 감독은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4번 타자에 이주형을 기용한 것이다. 이주형의 타율은 0.176. 한 방을 기대했지만 끝까지 터지지 않았다.
이주형의 앞에는 부동의 3번 타자인 이정후가 나섰다. 사실상 홀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는 중이다. '소년 가장'이라 불려도 이상할 것 없는 처지다.
이정후가 사실상 홀로 팀 타선을 이끌며 고군분투 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키움 타선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건 이정후(0.319) 한 명 뿐이다. 그 다음 선수가 김혜성으로 0.282를 기록하고 있다. 그 다음이 이지영인데 타율이 0.250이다. 타선이 전체적으로 무너져 있는 상황이다.
이정후 홀로 분전을 하고 있다. 이정후에게 집중 견제가 갈 수 밖에 없다.
A팀 전력 분석 팀장은 "이정후만 잘 막으면 키움엔 위압감을 주는 타자가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시즌 초반에 비해 지금이 더 안 좋아졌다. 박동원까지 빠지면서 파괴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정후의 성적이 톱 클래스 급으로 나오지 않는 것도 집중 견제를 받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정후의 장타(홈런)가 잘 안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라고 생각한다. 타자들은 한 번씩 공을 완전히 노려 쳐 장타를 만들어내곤 한다. 실패에 대한 부담이 덜 할 때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정후에겐 그런 여유가 없다. 어떻게든 한 번이라도 더 나가서 팀에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찾아 온 많지 않은 기회도 꼭 살려내야 한다. 자기 야구를 신경 쓸 상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책임감이 없는 선수라면 무시하고 그냥 자기 야구를 할 텐데 이정후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지 않는가. 홀로 정말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쩔 땐 안쓰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에도 득점권 타율이 높다. 득점권에서 0.364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타점은 22개에 불과하다. 10위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기회가 적다는 뜻이 된다.
이정후가 부담을 크게 느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찬스가 많지 않기 때문에 꼭 살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팀 플레이어로서의 야구를 강조하는 이정후 특성상 엄청난 압박감을 받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팀 구성상 이정후를 도울 수 있는 선수는 푸이그 뿐이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시절의 타격감이 살아난다면 이정후의 짐을한결 덜 수 있다.
둘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키움의 공격력도 결코 만만히 볼 수 없게 된다.
하지만 푸이그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간혹 홈런이 한 방씩 나오긴 하지만 그 것이 전부다. 빗 맞은 안타가 잦으면 컨디션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미신 아닌 미신도 푸이그에게는 통하지 않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푸이그가 살아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이정후는 과연 동료들과 짐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현재로선 답이 보이지 않고 있다. '소년 가장'이 된 이정후의 힘겨운 하루 하루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