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는 치는 게 직업" 홍창기가 증명한 정은원 슬럼프 탈출법

LG 홍창기(29)와 한화 정은원(22)은 지난 해 볼넷으로 새 바람을 일으킨 선수들이다.

둘 모두 100개가 넘는 볼넷을 기록하며 타율 보다 훨씬 높은 출루율로 각광을 받았다.

출루율을 앞세운 새로운 야구의 선두 주자로 꼽혔던 선수들이다.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는 정은원. 비슷한 유형인 홍창기의 슬럼프 탈출 비결이 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그러나 올 시즌 둘 모두 벽에 부딪혔다. 스트라이크 존이 갑자기 넓어져 버린 것이다. 둘은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져도 내 존만 지키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그 중 홍창기는 빠르게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넒어진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적응을 마치고 다시 불방망이 모드로 돌입했다.



4월을 0.306으로 넘긴 홍창기는 5월 들어 0.317로 타율을 좀 더 끌어 올리고 있다. 3할대 중반으로 떨어졌던 출루율도 0.372까지 회복 했다.

아직 완전히 성에 차지는 않지만 힘든 시기를 겪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름 성과가 있는 요즈음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정은원은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타율은 0.220에 불과하고 장기이던 출루율은 3할마저 붕괴됐다. 17일 현재 0.297의 출루율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그런 정은원에게 힌트가 될 만한 자료가 나왔다. 홍창기가 슬럼프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계기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정은원도 참고를 할 만한 이야기를 홍창기가 해 주었다.

홍창기는 “시즌 초반에 자신감이 많았다. 그러다 내가 볼이라고 생각했던 공에 삼진을 당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과감하게 쳐야 하는 상황에서 그렇게 못했다. 그러면서 타격감이 더 떨어졌던 것 같다”고 했다.

여기서 방점을 찍어야 할 부분은 '쳐야 하는 상황'이다.

공을 잘 골라내는 것으로 첫 손 꼽히던 둘이었다. 아니다 싶은 공을 참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 이들을 톱 클래스로 이끌었다.

하지만 결국 타자는 치는 것이 직업인 선수다. 아무리 좋은 선구안을 갖고 있어도 적극적으로 치지 않으면 존재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올 시즌 처럼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진 시즌은 더욱 그렇다. 좋은 선수안은 유지해야겠지만 비슷하다 싶으면 칠 줄도 아는 적극성을 가져야 슬럼프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홍창기는 말하고 있다.

정은원도 분명 참고를 해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정은원은 타격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다. 아직 3할 타율을 기록한 적은 없지만 크지 않은 체구에서 만만찮은 파워까지 갖춘 훌륭한 타자다.

정은원도 이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치며 덤벼들 필요가 있는 이유다. 넓어진 존에서 기다림의 덫에 빠질 것이 아니라 비슷하면 친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슬럼프 탈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비슷한 유형의 선수인 홍창기가 그 훌륭한 증거다.

홍창기의 깨달음은 정은원에게도 새로운 시도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선택은 정은원이 해야 한다. 또한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정은원의 몫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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