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과 소형준이 보여준 명품 투수전, 그리고 옥에 티 [정민태의 Pitching]

SSG 랜더스가 kt 위즈에 2-1로 승리한 1일 인천 프로야구 경기를 봤다. 이날 SSG 선발은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좌완 투수 김광현, kt는 미래가 기대되는 3년차 우완 투수 소형준을 선발로 내세웠다.

김광현은 6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실점, 소형준은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먼저 김광현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투구 내용을 보면 ’역시 에이스’라는 말이 가장 먼저 나올 수밖에 없다. 김광현은 투구 스피드가 굉장히 좋은 선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이날은 달랐다. 바깥쪽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변화구 위주 피칭을 하다 결정적인 순간 빠른 속구로 상대에 위협을 줬다.

kt를 많이 분석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역시 에이스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자기의 공을 잘 던졌다. 또 김광현은 투구 외 외적인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김광현은 마운드에서 액션이 과한 선수다. 표정 변화도 많다. 그러다 보니 상대 팀이 김광현의 표정을 보고 ’기분이 좋아 보인다’, ’기분이 떨어져 보인다’, ’자신감이 없구나’라는 등 쉽게 간파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날은 어린 에이스와 붙어서 그런지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진지했다.

에이스란 팀이 어려울 때 그 어려움을 이겨줘야 한다. 만약 마운드에서 표정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는 순간을 보인다면, SSG 선수들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완전히 성숙한 베테랑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김광현도 김광현이지만, 이날은 소형준을 기대하고 봤다. 그 이유는 작년을 보면 소형준은 변화구 위주 혹은 투심 위주의 투구 패턴을 가져갔다. 직구 최고 스피드가 140, 142km 등 140 초반대에 불과했다. 너무 걱정이 되어 ’저런 식으로 투구를 하면 안 될 텐데’라는 말을 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제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소형준은 진정한 투수 다운 투수가 되었다. 투심도 빠르게 들어가고 146, 147km의 빠른 볼도 인상적이었다. 체인지업도 좋았다. 상당히 좋은 피칭을 했다.

만약 이날 패전 투수가 되거나 더 많은 점수를 줬어도 소형준에게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소형준은 투심, 슬라이더, 커브가 좋은 투수다. 지금처럼 자신의 공, 패턴을 유지한다면 오른손 투수 중에서는 소형준이 최고의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SSG전을 통해 이젠 제대로 된 투수가 되었다. 자기가 던졌던 지금의 구위를 생각하고 또 지켜줘야 한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날 경기는 두 선수의 투수전이 명품이었다. 그러나 옥에 티도 있었다고 본다. 소형준이 7회까지 잘 던지고, 이어 나온 주권도 8회 2사까지 잘 잡았다. 그러고 나서 kt의 세 번째 투수로 김민수가 나왔다. 김민수와 상대한 타자는 최정. 한 방이 있는 선수다. 그러나 너무 쉽게 승부를 했다고 생각한다. 주자가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어렵게 승부를 끌고 갔어야 했는데 너무 안일한 생각을 한 나머지, 초구에 홈런을 내줬다. 거기서 승패가 갈렸다.

만약 점수 차이가 있거나 하면 공격적으로 들어가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동점에 8회 2사였고, 주자도 없었다. 초구 승부에서 홈런을 맞는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이날 경기 유일한 옥에 티였다.



(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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