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월드스타가 된 배우 이정재가 이젠 감독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영화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개봉 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공식 초청되기도 한 ‘헌트’는 개봉 이후 호평을 받으며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개봉 7일 차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성적을 얻기도 했다.
“‘헌트’를 제작하고 연출하는 건 잘 나올 수 있는 확률이 적은 프로젝트였다. 시나리오 수정을 하는 방향이라던가 우여곡절이 있었다. 연출자분을 많이 만나고 찾고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그 시기가 충무로 영화인들 사이에서 계속 안 풀리는 프로젝트로 각인이 되어가고 있다. 시나리오를 계속 쓰는 것을 멈추지 않고 쓰다 보니까 한재덕 대표님이 잘 봐줘서 연출까지 해보라는 제안을 해줘서 용기를 냈다. 사나이 픽처스를 통해 좋은 스태프분들을 만났다.” 다양한 경험치가 있는 이정재는 좋은 현장을 만들기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을 썼다. 작은 아이디어도 한 명 한 명에게 ‘동의합니까?’라고 물어보면서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헌트’ 제목도 내부 회의를 겹쳐서 탄생했다. 기존 제목보다 ‘헌트’라는 제목을 가제로 하고 좋은 제목을 찾으려고 했으나 못 찾겠더라. 그런데 ‘헌트’라는 것을 좋았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여기에 있는 조직 내 스파이를 찾기 위한 사냥을 시작하면서 제일 어울리는 게 아닌가 싶었다. 고윤정 배우도 투표로 뽑혔다. 고윤정이 맡은 캐릭터는 기성 배우가 하는 게 장점일지 완전 신인이 하는 게 장점일지 의견이 달랐다. 유정 역할에 가장 잘 어울리고 연기도 자연스럽게 되어야 하는 부분이 기성, 신인으로 나눌 순 없었다. 그러면서 만났었던 후보 중 윤정 씨가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에 연출자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저는 적합하다고 생각하는데 투표로 뽑혀서 다행인 것 같다.”
연출로서 첫 영화를 만들면서 이정재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첫 촬영이 도쿄 거리를 택시 타고 오면서 호텔로 들어가는 장면이었다. 보조출연분들도 꽤 많이 나오고 거리를 통제하면서 모든 간판을 미술팀이 일본 거리로 만드는 큰 장면이었다. 일본 택시도 실제로 공수해오고. 오히려 첫 촬영을 큰 장면을 찍은 것이 오히려 득이 된 것 같기도 해요. ‘생각했던 것보다 꼼꼼하게 준비를 해야겠구나’도 첫 촬영 때부터 생각을 했다. 많은 분이 이정재가 ‘레디 액션’을 궁금해 하셨지만, 저는 조감독님이 했다. ‘레디 액션 컷’ 사인은 조연출이 할 것이라고 했다. 그날부터 조금 저는 연출과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편집과 연출에 많은 공을 들인 이정재. ‘헌트’ 완성하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일까. “편집, 연출 등 중에 제작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사나이 픽처스와 공동제작인데 제작이 제일 어렵다. 근데 제작사 대표님이 상당 부분 제작을 맡아주셨고, 창작이라고 할 수 있는 각본은 저에게 맡겨줘서 조금 더 자유롭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칸에 다녀와서는 시나리오를 각색을 해서 후반 작업에서 수정을 해야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그것까지 ‘오케이’ 해줘서 후반 스태프분들게 양해를 구해서 한번 더 작업을 할 수 있었다.”
특별출연도 ‘헌트’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였다. 영화 ‘태양은 없다’(1999) 이후 이정재와 정우성이 재회한 작품이기에 두 사람을 응원하기 위해 황정민, 이성민, 유재명, 박성웅, 조우진, 김남길, 주지훈 등이 우정 출연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우성 씨하고 저하고 ‘태양은 없다’ 이후로 함께 출연한다는 결정이 동료 배우분들에게 특별하고 반가운 뉴스였던 것 같다. 저희 둘이 오랜만에 하는 작품이다 보니까 ‘응원하겠다’는 마음으로 필요하면 이야기하라고. ‘내가 도와줄게’라고 말씀을 먼저 해주셨고, 또 한 두분이 결정이 되다 보니까 주변 소문이 나서 다른 배우분들까지 ‘둘이 하는데 누가 나온데’라고 하면서 ‘나도 할게’라고 하면서 많은 분이 나왔다. 근데 제 입장에서는 다 나오시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흐름을 끊을 것 같아서 몇 분만 나와주시길 바란다고 했는데 대표님이 다 나와야 한다고 방법을 찾아달라고 해서 고민하다가 동경 요원 1,2,3,4,5로 하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스케줄을 다 한날로 맞춰야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는데 흔쾌히 와주셔서 감사했다. 밤새워서 오신 분들도 있었다.”
이정재와 정우성은 ‘헌트’에 진심이다. TV 예능은 물론 유튜브 채널까지 다양한 플랫폼에 등장해 ‘헌트’ 홍보에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옛날에는 개봉 직전에 연기자들이 홍보할 수 있는 기회나 그런 방법이 있으면 몸으로 뛰어다니면서 했다. 지금은 코로나 이후로 뭐가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변한 느낌이다. 옛날 사람이다 보니까 몸을 뛰어야 하는게 익숙하다. 그러니까 10~20대가 자주 보는 유튜브 나가서 재롱도 떨고 다양하게 많은 걸 해야지 알릴 수 있는 거 라고 생각해서 많이 출연했다.”
이런 바쁜 스케줄과 인기 덕에 이정재는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스케줄이 많아서 아이돌이라고 하는 것 같다(웃음). 아이돌 스케줄이라는 말은 스태프들에게 듣는데 일이 많은 건 좋은 거니까. 그냥 뭐 좋게 생각한다. 잘 만든 영화가 많은 분들에게 알려져서 봐주시는 것까지 연결이 되는 것이 중요한 일 중에 하나니까. 많은 분들이 봐주시길 바래서 뛰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이정재는 끊임없이 달릴 예정이다. 연출 계획은 없지만 배우로서 대중을 찾아올 예정이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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