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롯데 자이언츠에서 가장 뜨거운 남자는 바로 고승민(22)이다. 이대호, 전준우와 함께 롯데의 타선을 이끌며 대반격을 알리고 있다.
고승민은 8월 15경기에 출전, 타율 0.442 19안타 3득점 7타점을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68타석)을 채우지 못해 공식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으나 단순 기록만 본다면 1위 NC 다이노스 양의지(0.422)보다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며 OPS(1.081)는 롯데 타자들 중 1위다.
롯데 고승민은 좌투수 상대로 매우 약하다. 올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이 1할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서튼 감독은 신뢰를 잃지 않았다. 사진=김재현 기자
그러나 고승민은 아직 롯데의 확실한 주전이라고 볼 수 없다.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지만 좌투수에 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고승민은 우투수 상대 타율 0.298, 언더핸드 투수 상대 타율 0.348로 좋은 기록을 내고 있으나 좌투수에게는 타율 0.067로 1할이 되지 않는다.
경기 전 고척에서 만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스플릿 데이터를 보면 고승민은 강점과 약점이 확실한 선수다. 가까운 미래에 고승민 역시 좌투수의 공을 잘 칠 거라고 판단한다. 그리고 그럴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고승민이 당장 좌투수의 공을 잘 칠 거라는 맹신은 없었다. 서튼 감독은 “좌투수의 공을 잘 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경험, 그리고 공부가 필요한 분야다”라며 “플래툰 시스템까지는 아니지만 우리 팀에는 좌투수를 상대로 강한 신용수가 있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기용 여부가 가려진다”고 밝혔다.
서튼 감독이 이처럼 확신을 갖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건 본인도 좌투수에게 약한 경험이 있기에 가능했다. 한국에서 뛸 때는 좌·우투수 상대 타율이 크게 차이나지 않았지만 메이저리그 시절에는 우타자 상대로 2할 중반대 타율을 기록한 것과 달리 좌투수에게는 1할대 타율에 그쳤다.
서튼 감독은 “나도 커리어 초반에는 좌투수 공에 고전했다. 확실한 건 우투수와 좌투수를 상대할 때의 접근 방식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좌투수에 맞춘 훈련을 많이 했고 또 스프링캠프와 교육리그 경기 등 우리 팀 불펜 투수들이 던지는 공을 자주 봤다. 이런 훈련들을 모두 하게 되면 분명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우투수를 잘 상대한 것 만큼 좌투수 공도 잘 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서튼 감독은 “고승민은 자신감과 재능이 확실히 있는 선수다. 그렇기에 충분히 좌투수를 상대로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