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의 에이스 김광현이 자력 우승 확정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경쟁팀에 일말의 가능성도 남겨두지 않고 자력으로 ‘우승 매직넘버’를 모두 지우고 싶다는 선언이었다.
SSG 랜더스의 에이스 김광현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2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11승(2패)을 기록, 팀의 8-6 승리를 이끌었다.
SSG 랜더스의 에이스 김광현이 자력으로 우승 매직 넘버를 모두 지우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시즌 78승 3무 39패를 기록한 SSG는 2위 LG와의 경기 승차를 5경기로 다시 벌렸다. LG는 7연승의 가파른 상승세가 끊기며 시즌 성적이 72승 1무 43패가 됐다. 이제 두 팀의 맞대결은 7일 경기 포함 총 2경기가 남았다. SSG의 우승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더 높아졌다. 동시에 김광현 개인으로는 4경기 만에 거둔 귀중한 승리. 비록 오지환에게 만루홈런을 맞았지만 6이닝을 소화하며 리드를 지켜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동시에 2019년 6월 25일 잠실 경기 이후로 1169일만에 거둔 LG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종료 후 김광현은 “2연전 첫 경기를 이겨서 기쁘다. LG가 7연승 하고 무서운 기세로 올라오고 있었기에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었다”면서 이날 경기에 임한 각오를 전했다.
그러면서 김광현은 “피홈런 1개가 아쉬웠는데 타자들이 점수를 내줘서 이길 수 있었다. 오늘은 타자들이 잘 쳐서 이길 수 있었다”면서 “나도 부담이 됐고, 타자들도 부담스러웠을텐데 잘 이겨내줬다”며 팀 승리를 함께 한 야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미리 보는 한국 시리즈’로 불린 LG와 2연전 첫 경기.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였기에 더욱 홀가분한 승리였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한 ‘우승 위기설’에 대해 에이스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현재 상황에 대한 생각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김광현은 “지금 여유가 넘친다. 지금 사실 너무 그런(잠시 말을 멈추고) 5경기 차면 한참 나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2위 LG와 현실적인 차이가 크다는 견해를 전했다.
그러면서 ‘4경기와 5경기의 차이가 느껴지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김광현은 “없다. 우리가 요즘 페이스가 좋지 않고, LG가 페이스가 좋아서 약간 그런게 있었는데 지금 맞대결을 해서 1경기를 또 이겼으니까”라며 “우리 선수들도 약간은 조심스러운게 있다. 경기 차이가 많이 났었는데 그게 조금 줄어들면서 내가 미국 가기 전 그 해(2019년) 상황이 오버랩이 되면서 조심스러운 게 있는 것 같은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2019년 SSG의 전신 SK는 당시 후반기까지 2위에 9경기 앞선 1위를 달리다가 시즌 최종일 두산에 우승을 내준 바 있다.
하지만 에이스는 오히려 SSG 선수들이 더 당당하게 현재 상황을 맞았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실제로 당시와 비교해 SSG는 훨씬 더 빠른 페이스로 시즌 80승에 단 2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역대급 성적도 예상되는 시즌이다.
이에 김광현은 아예 한술 더 뜬 선언을 했다.
“오늘로서 조금 당당하게 얘기할 것”이라며 “‘오늘로서 21개 남았다. 21승만 하면 우승이다’(라고).” 한 번도 꺼내놓지 않고 속으로만 생각했던 말이었지만 이젠 그게 팀의 목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이야기이기도 했다.
김광현의 말대로 SSG의 현재 우승 매직 넘버는 21승이다. 만약 SSG가 21승을 추가하게 된다면 LG는 잔여 28경기에서 전승을 거둬도 우승을 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는 고려할 필요도 없이 이미 훨씬 더 유리한 입장의 SSG지만 ‘다른 상황을 신경 쓸 것 없이 더 당당하게 우승을 맞이하자’는 게 에이스의 생각이었다.
김광현은 “나만 나름대로 혼자 세고 있었고 입밖에 낸 적은 없었다. 어쨌든 지금까지 너무나 잘했고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이 진짜 기죽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 이후 “팀 분위기가 다운 된 것 같아서 걱정이었는데 오늘 승리가 터닝 포인트가 돼서 후반기 잔여 경기 계속 선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반기 종료까지만 해도 10승을 목전에 두고 다승왕 레이스를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3경기에서 후반기 8경기에서 2승(1패)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김광현은 “승리가 없어서 걱정을 조금 했다”면서 “5경기 정도 지금 남은 걸로 안다. ‘위닝플랜’을 15승까지 준비했는데 거기엔 조금 못 미칠 것 같다”며 조금 멋쩍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김광현은 “5경기 정도 등판해서 다 이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동시에 김광현은 올 시즌 잔여 예상 등판 5경기에선 모두 승리를 거두고 싶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사진=김재현 기자
만일 정규시즌에서 15승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한국시리즈에서 나머지 승수를 채우는 방법도 있다. 김광현은 “한국 시리즈는 내가 승리를 못해도 팀이 이기면 되는 거니까, 지금도 마찬가지로 내가 이기면 팀도 이기는 거니까 일단 그게 제일 우선”이라며 “팀이 일단 이겨야 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평균자책점이 올라가고 이런건 사실 마음이 더 편하다”고 했다. 시즌 내내 1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던 김광현은 이날 4자책을 하면서 평균자책이 2.02까지 올랐다. 남은 경기 매 경기 무실점 경기를 하지 않는 이상은 어지간하면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개인 기록이다.
그렇기에 김광현은 “이제는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에 1회부터 계속 흔들렸던 것도 너무 완벽하게 던지려고 하다 보니까 그랬던 것 같다”면서 “최근에 계속 문학 홈 경기였는데 그러다보니 ‘점수를 안 줘야 한다. 막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내 자신을 더 소극적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다. 이제는 ‘더 과감하게 승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마음이 편하다”며 오히려 개인 기록이 나빠진 상황에도 활짝 웃었다.
김광현의 마지막 바람은 무엇일까. 이제는 한국시리즈 우승에서 ‘멋진 조연’이자 조력자로 선수단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날 개인 통산 2번째 세이브를 올린 문승원이 한 “KS 최종전 마무리는 (김)광현이 형이 하지 않을까”라는 답변에 대해 김광현은 “아니다. 2번이나 해봤으면 많이 한 거니까, 이제는 현재 마무리 투수인 문승원이 피날레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다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닌데 말하기 그렇다”며 조심스러워 한 김광현은 “점수 차가 큰 상황에 나갈 수 있도록 잘 던진 이후에 승원이를 믿고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했다.
김광현의 말대로 아직은 확정되지 않은 미래의 일이다. 하지만 통합우승을 목표로 다시 큰 포부를 품기 시작한 에이스의 얼굴에는 자신감과 함께 관록의 여유, 그리고 강한 각오가 서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