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 준PO 2차전에서 괴물 루키가 등장했다. kt 신인 박영현이 프로야구 40년 역사상 최연소 세이브 기록을, 그것도 2이닝 무실점 퍼펙트로 거두며 센세이션하게 등장했다.
박영현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PO 2차전에서 KBO리그 통산 최연소 세이브인 2이닝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SV를 올려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박영현이 KBO 통산 최연소 세이브를 기록했다. 사진(고척 서울)=김재현 기자
kt는 선발투수 벤자민의 역투와 박병호의 1회 결승타와 박영현의 세이브 등을 묶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전날 1차전 패배를 설욕한 kt는 1승1패의 전적으로 시리즈 균형을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박영현은 이날 KBO리그 역대 최연소 포스트시즌 세이브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2003년 10월11일생인 그는 이날 기준 만 19세 6일로 15년만에 신기록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2007년 10월23일 임태훈(두산)이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만 19세 25일의 나이로 올린 세이브였다. 박영현이 이 기록을 19일 단축했다.
경기 종료 후 박영현은 “8회가 끝나고 내려왔을 때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더 갈 수 있냐고 물어보셔서 괜찮다고 했더니 ‘올라가라’고 했다”면서 8회를 완벽하게 틀어막은 이후 9회 등판 여부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 준PO 1차전에 팀의 5번째 투수로 나서 한 타자를 상대로 0.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것이 PS 개인 통산 기록의 전부였던 박영현이 제대로 사고를 쳤다.
박영현은 “오늘 나갈 때 2-0의 타이트한 상황에서 타자들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아드레날린이 나온 것 같다”면서 대담하게 세이브 상황을 즐겼던 마음가짐을 전했다.
특히 8회 박영현은 이닝 선두타자 김준완을 3구만에 헛스윙 삼진 처리한 이후 후속 타자 이용규를 단 1구만에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이어 2022 KBO리그 정규시즌 5관왕에 빛나는 이정후에게 3연속 직구 승부를 펼쳐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키움의 1~3번 타자를 삼자범퇴로 삭제시켰다.
박영현은 “KBO 최고의 타자다. 삼진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치게 만들자, 수비가 도와주겠다’는 마음으로 던졌다”면서 이날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박영현은 평소 롤모델인 오승환이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 KBO 통산 최연소 세이브를 기록이 더 뿌듯하다고 했다. 사진(고척 서울)=김재현 기자
9회 1사 후 푸이그에게 좌측 방면의 대형 타구를 맞는 순간은 아찔 했다. 박영현은 “넘어갈 것라고 생각했다”면서 “‘넘어갔구나’ 했는데 (홍)현빈이 형이 편하게 잡았다”며 천만다행이었던 순간을 전했다. 경기 종료 후 포수 장성우와는 어깨동무를 하고 무슨 이야기를 했을가. 박영현은 “‘어 이제 긴장 안 하네’라고 하셨다”면서도 “아직까지 손 떨고 있다. 긴장하는 데 티를 안 낸다”며 솔직한 속내를 전하기도 했다.
역대 최연소 PS 세이브 기념구는 장성우가 직접 챙겨줬다. 웨스 벤자민 역시 PS 통산 첫 승인 것은 마찬가지다. 박영현은 “내가 가져가야 하지 않을까”라며 당돌한 욕망을 전하기도 했다.
개막 엔트리에 들어 신인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2군으로 내려간 시기도 있었다.
박영현은 “4, 5월에는 공에 믿음이 없었다. 6월에서 몸이 다 만들어진 상태에서 적응도 되고 내 공을 뿌릴 수 있었다”면서 시즌 도중 퓨처스행이 반등의 계기가 됐다고 했다.
박영현은 야구 인생의 오랜 ‘롤모델’로 KBO리그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인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을 꼽아왔다. 오승환도 갖고 있지 못한 PS 최연소 신기록으로 큰 무대 세이브를 올린 기분은 어떨까.
박영현은 “큰 경기에서 세이브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영광이고, 뿌듯하다”라며 벅찬 감정을 내비친 이후 “경기도 오승환 선배가 보셨을 거 같다. 그래서 뿌듯한 것 같다”며 ‘오승환 바라기’다운 소감을 덧붙였다.
최연소 세이브 기록인 것은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알지 못했던 박영현이다. 아마 kt 팬들 외엔 많은 이가 ‘박영현’이란 루키의 존재를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로 화려한 등장을 알리며 세인들의 뇌리에 박영현이란 존재를 각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