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도 못 먹겠더라. 유니폼 입고 숙소에 앉아 있으니 울컥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4-5로 역전패했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치며 벼랑 끝까지 몰리고 말았다.
7회까지 4-0으로 앞섰던 키움은 8회 김재웅이 최정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이후 9회 최원태마저 김강민에게 결승 역전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며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그동안 잘 던져왔던 키움 불펜의 핵심 선수들이 무너진 건 충격적인 일. 그러나 가장 크게 상처받은 건 바로 선수 본인이었다.
경기 전 만난 최원태는 “홈런을 맞은 순간 멍했다. 경기 끝나고 밥을 먹어야 하는데 도저히 못 먹겠더라. 유니폼을 입은 채 숙소에 앉아 있는데 울컥했다. 울뻔했는데 그래도 다시 공을 던져야 하니까 마음을 다잡았다”고 털어놨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한국시리즈 5차전 패배 후 “최원태는 최선을 다했다. 감독으로서 모든 선수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감싸 안았다. 최원태는 이에 대해 “너무 감사했고 또 힘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선수가 그랬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다 된 밥에 숟가락만 얹으면 되는 상황에서 그걸 못 했다. 자신에게 화가 너무 났고 또 죄송했다. 감독님, 코치님들, 선수들, 그리고 팬들에게 모두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다”라고 덧붙였다.
홍 감독만 최원태를 감싸 안은 건 아니다. 승리가 날아 가버린 안우진 역시 “(최)원태 형은 그동안 선발 투수로 뛰어왔기 때문에 불펜 투수로 등판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정말 잘해줘서 고마웠다”고 언급했다.
최원태는 “(안)우진이가 너무 잘 던졌다. 우진이에게는 진짜 미안하다. 손가락 물집 부상만 재발하지 않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마무리하지) 못해줘서 아쉽다”고 밝혔다.
벼랑 끝에 선 키움이지만 그들에게는 아직 2경기가 남아 있다.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승리한다면 7차전은 그 누구도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된다. 지난 패배에 아쉬워할 여유조차 없는 상황이다.
최원태는 “컨디션은 좋다. 지난 경기에선 그냥 내가 못 던진 것이다. 힘들거나 지쳤다는 건 전부 핑계다. 그저 멀리 보고 던진 것인데 가운데로 높게 가고 말았다”며 “(이)용규 선배를 중심으로 형들, 그리고 우진이랑 (이)정후, (김)재웅이는 물론 (김)혜성이, (송)성문이 등 다 괜찮다면서 오늘 이기면 된다고 위로를 해줬다. 굉장히 힘이 된다. 그리고 팬들을 위해서라도 멘탈을 잘 잡아야 한다. 다시 잘 던져보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최원태는 “선수들끼리 단체 카톡방(카카오톡 방)이 있다. 거기서 하고 싶은 말도 하고 서로 파이팅도 한다. 이번 가을 야구를 통해 모든 선수가 돈독해지고 또 끈끈해졌다. 우리 선수들을 보면 힘이 난다”며 “모든 사람이 고생하는 걸 보면 나도 모르게 울컥한다. 이런 기분이 드는 건 처음이다.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