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11월 21일에 울었던 롯데 팬들, 5년 후 11월 21일에는 환호했다

5년 전 11월 21일, 그리고 5년 후 11월 21일은 달랐다.

롯데 자이언츠는 21일 FA 포수 중 한 명인 유강남과 4년 80억원에 계약했다. 숙원이었던 포수 영입을 무려 5년 만에 이룬 하루였다.

5년 전 11월 21일로 돌아가 보자. 롯데, 그리고 팬들에게 있어 가장 비참한 하루였다. 2005년부터 롯데 안방을 지켰던 강민호와 이별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5년 전 롯데는 영원히 안방을 지켜줄 것 같았던 강민호와 이별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모두가 놀랐고 강민호도 눈물을 보였다.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게 된 그는 어색해 보였다. 워낙 롯데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세월이 길어 익숙해지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강민호는 어느새 삼성의 포수로서 확실히 자리 잡으며 국내 최고 포수라는 명성을 이어갔다.

함께하는 것이 당연했기에 소중함을 몰랐다. 강민호와 이별한 롯데는 이후 5년 동안 가을 야구를 꿈도 꾸지 못했다. 주전 포수 한 명이 없었을 뿐인데 그 타격은 매우 컸다.

롯데는 다른 팀과 달리 주전 포수 없이 여러 포수들을 고루 기용하며 공백을 채우려 했다. 2022시즌에는 무려 4명의 포수가 등장했다. 정보근, 지시완, 안중열, 강태율 등이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떨어지는 기록을 내고 말았다.

2022시즌이 끝난 후 롯데의 첫 번째 목표는 포수 잡기였다. 다행히 양의지를 필두로 유강남, 박동원, 박세혁 등 주전급 포수들이 대거 FA 시장에 나왔다. 몸집 줄이기에 성공했고 두둑한 총알까지 장전했으니 포수 영입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전방이 지배적이었다.

롯데는 2017년 강민호와 이별한 후 5년이 지난 뒤에 유강남이라는 확실한 주전 포수를 얻었다. 사진=롯데 제공

결국 롯데는 5년 전 강민호를 떠나보낸 그 날(11월 21일) 유강남을 품에 안으며 주전 포수 영입 소식을 팬들에게 전할 수 있었다. 심지어 발표 시간과 계약 기간 및 금액도 오후 2시, 4년 80억원으로 5년 전과 후가 같았다. 정말 오래 기다린 끝에 팬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었다. 월드컵보다 오래 기다리게 한 건 조금 아쉽지만 말이다.

유강남은 ‘금강불괴’라는 수식어가 있듯 건강히 오랜 시간 포수 마스크를 쓸 수 있는 선수다. 올해 무려 1008.1이닝을 소화했고 최근 5시즌 연속 950이닝 이상 뛴 바 있다. 그와 함께한 LG 트윈스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했다. 프레이밍과 블로킹 능력은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배영수 롯데 투수코치는 “유강남은 손에 꼽히는 포수다. 우리 팀에 젊은 투수들이 많은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했다.

운명의 장난일 수도 있다. 그러나 롯데는 구단 역사상 최악의 하루였던 11월 21일을 최고의 하루로 만들었다. 5년 만에 주전 포수를 얻은 롯데. 과연 2017년 이후 6년 만에 가을 야구를 꿈꿀 수 있을까. 롯데 팬들도 이제는 가을 야구를 즐길 때가 온 듯하다.

[부산=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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