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독하게 하더라도 키운다고 했다.”
고양 캐롯은 3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라운드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68-65로 승리, 시즌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대접전이었다. 물론 김승기 캐롯 감독은 ‘졸전’이라고 표현했다. 극단적인 3점슛 군단의 야투 난조, 그리고 삼성의 강한 앞선 수비에 고전했다. 그럼에도 승리한 캐롯이며 그 안에는 조한진의 활약이 있었다.
조한진은 26분 57초 출전, 3점슛 2개 포함 12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경기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었던 2쿼터, 그가 성공시킨 2번의 3점슛은 캐롯에 유리한 흐름을 유지하는 빅 샷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군대에 보내야 한다. 득점만 하면 난리가 난다. 한 골 넣었다 싶으면 ‘미친놈’처럼 날뛴다”며 “그러면 안 된다. 충분히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데 너무 흥분한다. 그러다가 또 농구가 잘 안 되면 너무 가라앉는다. 그런 것들을 빨리 바꿔놔야 하며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조)한진이가 분위기를 넘겨줄 뻔했던 순간마다 다시 역전시켜줬다. 그때마다 한진이를 넣은 건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며 “근데 너무 흥분한다. 능력이 있으니까 계속 이야기를 해준다. (이)정현이처럼 계속 기회를 주기는 어렵지만 때가 되면 계속 투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은 최현민, 그리고 중반으로 들어오면서 김진유가 빛났다면 이제는 조한진의 차례가 됐다. 캐롯의 히트 상품, 즉 김 감독이 말하는 3번째 ‘미친놈’이 바로 조한진이다.
김 감독은 “매 경기 한 명씩 ‘미친놈’이 나와서 경기를 이기고 있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며 “그런 의미에서 한진이는 아주 잘해줬다”고 말했다.
사실 김 감독이 조한진에 대해 언급한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전성현, 이정현, 그리고 디드릭 로슨 외 또 다른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야만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중 조한진은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좋은 슈팅, 그리고 준수한 수비력을 갖추고 있어 쓰임새가 많다.
김 감독이 조한진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거친 표현도 적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미 김 감독과 오랜 시간 함께한 전성현은 “감독님은 관심이 없으면 아예 언급도 안 한다”며 그의 특별한 지도 스타일에 대해 알렸다. 즉 지금의 조한진은 분명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과 같다.
김 감독은 “(조한진을)꼭 성공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며 “잘 먹고 잘살 수 있게 해주고 싶다. 한진이에게 내가 독하게 하더라도 키운다고 했다. 지금은 ‘밀당’을 잘하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지도자를 만난다는 건 쉽지 않다. 좋은 기량을 가지고도 인정받지 못해 결국 보석이 아닌 원석으로 잊힌 선수들이 적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김 감독의 거친 표현 방식이 조한진에게 어떻게 느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캐롯의 일원인 지금만큼은 분명 엄청난 기회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