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할 내용 아냐” 이강철 감독, 日 기자 질문에 폭발...강백호 질문도 거부 [MK도쿄]

“썩 대답할 만한 질문이 아닌 것 같다.” “강백호에 대한 질문은 자제해주셨으면 한다.”

이강철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한일전을 앞두고 나온 민감한 일본 기자의 질문에 폭발했다. 한일전을 앞두고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의 상황에 느끼는 부담감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답변 자체를 보이콧하며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 외에도 전날 있었던 ‘강백호의 세리머니 주루사’ 논란에 대해서도 ‘질문을 자제해 달라’며 불편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사진(일본 도쿄)=김원익 기자

한국과 일본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라운드 2경기를 치른다. 다만 양 팀의 상황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9일 한국은 난적 호주에 7-8로 패해 1패를, 일본은 우승후보의 위엄을 보여주며 중국에 8-1로 승리해 1승을 안고 한일전에 임하게 됐다.

거기다 한국은 전날 경기 상황 강백호의 세리머니 주루사와 박해민의 베이스러닝 실책 등의 사건이 겹쳐 실력 외적인 기본기와 집중력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이틀간 들끓었다.

그렇기에 기자회견장에 나온 이 감독은 어두운 표정으로 한일 취재진 질문에 날카롭게 반응했다.

인터뷰 내내 다소 경직되고 어두운 표정이었던 이 감독은 ‘강백호의 실수에 대한 견해’를 묻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는 양해를 구하며 답변을 사양한 이후 일본 취재진의 민감한 질문엔 아예 답변을 거부했다.

이 감독이 폭발한 지점은 기자회견 마지막 일본 취재진의 질문이었다. 고식 인터뷰 막바지 한 일본 기자는 “오늘 경기를 지면 더 물러설 곳이 없는데 감독으로서 어떤 압박감이 있고, 한일전을 일본에서 치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잠시 고개를 숙여 참담하다는 표정을 지은 이후 “썩 대답할 만한 내용이 아닌 것 같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후 추가 질문을 할 수 없을 만큼 단호한 대답이었고, 결국 기자회견이 종료된 이후 자리를 떠났다.

가장 먼저 일본 공식 TV 중계사 기자의 질문들이 진행됐다.

먼저 ‘어제 경기 이후 선수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했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이 감독은 “‘기죽지 말고, 우울해 하지 말고, 특히 자책하지 말고 하자’고. 또 남은 경기들을 한 경기 한 경기씩 해나가자고 말 했다”면서 “(미소를 지으며) 아니 말하지 않고 문자로 했다”고 전했다.

‘선수들의 반응이 있었나’는 추가 질문에 이 감독은 “그게 꼭 반응이 있어야 하나요. 다 아는 거죠. 경기 전 캡틴이 선수들을 모아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봤다. 내용은 일부러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쿠리야마 히데키 일본 감독은 ‘한일전은 정신력과 정신력의 싸움’이라며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에 맞서 한일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는 질문에 이 감독도 먼저 고개를 끄덕였다.

이 감독은 “지금까지 한일전에 대해선 일본도 잘 아실 것이고 쿠리야마 감독게써 말씀을 잘하셨다”면서 정신력의 싸움이라는 표현에 동의한 이후 “실력 외적으로 나올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경기는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일본의 선발투수는 메이저리그 95승의 베테랑 우완투수 다르빗슈 유다. 다르빗슈를 상대하는 것에 대해 이 감독은 “모든 선수들은 자신감을 갖고 타선에 들어갈 것”이라며 “전략이기 때문에 다르빗슈 상대에 대해서 말씀을 못드리겠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최대한 대비를 잘 해서 타석에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키플레이어를 꼽아달란 질문에 이 감독은 오타니 쇼헤이를 경계 대상으로 꼽았다. 이 감독은 “그 생각은 안해봤다. 누구 하나가 아니”라며 일본 대표팀 전체에 대해 집중하겠다고 전한 이후 “오타니를 많이 경계 해야 할 것 같다. 앞선 경기들에서 공교롭게 오타니 앞에 찬스가 많이 가는 것을 봤다. 실점을 줄이려면 그 앞에 주자를 많이 안 내보내는 게 첫 번째 과제인 것 같다”고 했다.

김광현에게는 선발투수로서 긴 이닝을 소화해주길 기대한다. 이 감독은 “김광현이 이닝을 최대한 끌었으면 한다”면서 “남은 이닝은 중간 투수로 막을 생각. 초반을 김광현 선수가 잘 끌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호주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타순과 배경과 함께 강백호의 실수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감독은 “타순은 (강)백호를 첫날에도 넣으려고 했는데 좌우 균형을 생각해서 빼놨다. 오늘은 감이 좋기 때문에 그대로 들어가는 걸로 했다”면서 “나성범 선수가 나중에 나온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강백호는 7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이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강백호 선수에 대한 질문은 자제해주셨으면 한다. 경기를 앞두고 잇는 선수에 대해 자꾸...하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다. 잘 부탁드리겠다”며 답변 대신 취재진에게 강백호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 평가전에서 근육통 증상을 호소한 고우석의 등판 역시 연기된다. 이 감독은 “힘들 것 같다. 라운드가 올라가면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본 취재진의 탈락과 관련한 민감한 질문이 나오자 이 감독은 불편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도쿄(일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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