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현역 감독 시절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평가를 받았다.
풍채가 있고 편안한 인상을 하고 있지만 머리 속으로 대단히 많은 계산을 하고 행동에 옮긴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해설위원으로서도 관심이 많이 쏠리는 이유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뼈 있는 한 마디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탁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런 김 위원을 사로잡은 한화 선수가 한 명 있었다.
한호 신인 문현빈이 주인공이었다. 문현빈은 2루수로 주로 나서고 있지만 유격수로도 재능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불미스러운 일로 경기 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유격수로서도 재능을 인정 받고 있는 문현빈의 존재는 한화에 대단히 중요한 전력이라 할 수 있다.
김 위권은 그런 문현빈에게 높은 평가를 했다.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이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김 위원은 “문현빈을 보면 마치 10년 차는 된 선수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변화구에 함부로 따라다니지 않고 제 스윙을 기다리는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기대를 많이 받는 신인 선수는 어떻게든 쳐 보려고 이 공 저공 다 따라다니는 모습을 보이는데 문현빈에게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좋은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다. 감독 입장에서 믿고 쓸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김 위원이 가장 눈여겨본 대목을 변화구 대처 능력이었다.
신인 선수, 그것도 팀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는 선수는 어떻게든 쳐서 결과를 남기려고 애쓴다. 노리지 않은 공도 스트라이크처럼 보이면 따라다니는 모습이 쉽게 드러난다.
문현빈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공격 방식이다. 문현빈은 자신이 노리고 생각한 공이 아니면 절대 쉽게 방망이를 내지 않는다.
변화구가 들어 오면 움찔움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신인 선수들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다 스트라이크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문현빈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변화구도 노린 공이 아니면 움직임 없이 편안하게 기다리는 모습을 보인다. 그에게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위원은 “함부로 공을 따라다니지 않는다. 일반적인 신인 선수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신인들이 쉽게 범하는 실수를 하지 않는 선수로 보인다. 올 시즌 기대가 많이 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신인 이지만 마치 10년 차는 된 것 같은 여유를 가진 신인 선수 문현빈. 곰의 탈을 쓴 여우의 예리한 분석이 실전에서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