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지내는 대로 지냈다.”
19일 대전하나시티즌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경기를 앞둔 수원월드컵경기장, 경기장 출근길에 만난 수원삼성 블루윙즈 수비수 이기제(32)는 기자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미소와 함게 이렇게 말했다.
‘그냥’ 지냈다고 하지만, 그에게 지난 일주일은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설레는 일주일중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지난 13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3월 A매치에 참가할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번 A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 결과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대부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기제는 유일한 ‘뉴페이스’다.
집에서 쉬고 있다가 에이전트의 전화를 받고 대표팀 합류 소식을 알게된 그는 “조금 얼떨떨했다. 다시 대표팀에 가게 돼서 기분이 좋았다”며 소감을 전했다.
2026 월드컵으로 가는 첫 발이다. 2026년이면 서른 다섯이 되는 그는 “나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선수 생활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월드컵에 대한 희망은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월드컵 무대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그와 태극마크와 인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이광종 감독 아래 FIFA U-20 월드컵에 참여한 경력이 있고, 지난 2021년 6월에는 월드컵 2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과 스리랑카전에 출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신임 감독의 부름을 받은 그는 “설렌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배울 수 있을 거 같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자신의 장점으로 “정확한 왼발 킥과 공격력”을 꼽은 그는 “최대한 빨리 감독님의 스타일을 파악할 것”이라며 대표팀에 녹아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양 풀백 자리는 취약포지션중 하나다. 그말은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도 된다.
이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그는 “모든 포지션이 다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특정 자리라고 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똑같이 경쟁하는 느낌으로 해야할 것”이라며 자신만의 생각을 전했다. “대표팀에 도움이 되고싶고 선수들과 발을 맞추며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겠다”며 대표팀에 임하는 각오도 밝혔다.
대표팀에 합류하면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으로 이적한 전 동료 오현규를 다시 만날 예정이다. 그는 “어제도 골을 넣었던데 잘하고 있어 기분이 좋다”며 해외에서 활약중인 옛동료에 대한 기쁜 마음도 전했다.
대표팀 합류도 중요하지만, 소속팀의 이번 시즌도 중요하다. 수원은 현재 1무 2패로 승점 3점, K리그1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이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면 강등이다.
그는 “경기력은 괜찮은데 결과가 따라오지 않고 있어 팀원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이번 시즌 좋은 선수들도 있고, 다른 시즌보다 전술적인 면이나 경기력에 있어서 남다른 거 같은데 결과가 안따라와서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 계속 좋은 경기력 보여주면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며 남은 시즌 분발을 다짐했다.
이날 대전과 경기는 김영민 대표팀 코치가 직접 체크를 하러온다. 대표팀 관계자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그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
그는 미소와 함께 “하던대로 하면 된다. 그런 것은 잘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을 남기고 홈팀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수원= 김재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