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중심타자 김현수(35)의 부진이 예상외로 길어지고 있다. 김현수의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당혹스러울 정도의 상황이다. 이유는 왜일까.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소집 해제 된 김현수는 시범경기 4경기에 출전해 13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희생타 등으로 2타점을 하긴 했지만 삼진도 6개나 된다. 표본이 적긴 하지만 역대 시범경기를 통틀어서도 가장 좋지 않은 출발에 속한다.
특히 24일 kt전 1경기 3개의 삼진은 김현수의 커리어를 통틀어서 보더라도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었다.
물론 김현수 정도의 베테랑이라면 사실 시범경기 성적 표본은 큰 의미가 없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면서 컨디션을 점차 끌어올리는 단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김현수 스스로도 시범경기 타석에서 계속해서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을 정도로 내용과 결과가 모두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WBC부터 시작된 슬럼프가 KBO리그 시범경기까지 이어지고 있기에 김현수 스스로도, 지켜보는 이들의 입장에서도 답답함이 클 수밖에 없다.
김현수는 이번 WBC전 까지 역대 국가대표팀으로 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4(209타수 76안타)/4홈런/40득점/46타점을 기록한 대표적인 ‘국제용 타자’였다. 하지만 이번 WBC에선 타율 0.111(9타수 1안타)의 아쉬운 결과로 마무리했고, 대회 종료 후 태극마크를 반납하겠다는 ‘국대 은퇴’선언을 했다.
대표팀에서도 지금도 좋았던 시기의 김현수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는 상황.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바깥쪽 대처 방법 변화의 과정’을 현재의 일시적인 부진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2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염경엽 감독은 “작년에 조금 바깥쪽 코스의 어떤 약점을 가졌던 부분들을 채우려고 굉장히 노력 중이다. 가면 갈수록 (김)현수가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믿음을 내비친 이후 “본인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타격코치와 협의하면서 바꾼다기보단 자기 것 안에서 조금 더 지켜야 할 것,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들을 집중해서 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결국은 김현수가 지난해 약점을 보였던 바깥쪽 코스에 대한 대처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꿔 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염 감독은 “바깥쪽 구종에 대해서 힘이 정확하게 안 쓰여지고 있기 때문에, 그 구종들과 또한 좌투수의 슬라이더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타격)라인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들을 체험하고 있는 시기”라며 구체적으로 부연했다.
또 염 감독은 “작년에 김현수가 바깥쪽 슬라이더에 많은 (헛)스윙 비율이 나왔는데, 그게 많았다는 건 그만큼 자신의 타격 스윙과 해당 구종간에 라인이 맞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 슬라이더에 대해서 어떻게 타격 라인을 만들어 줄 것인지에 대해 타격 코치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능 있고 능력 있는 타자들이 즐비한 LG 타선이지만 여전히 중심은 김현수다. 김현수의 슬럼프가 자칫 길어진다면 LG 타선의 무게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생존 혹은 또 한 번의 진화를 위해 고심 중인 김현수가 언제쯤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고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