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첫 영구결번·와이어 투 와이어 1위 확정한 날, 17년 정든 유니폼 벗다 [Last Defense]

17년, 안양 KGC만을 바라본 낭만적인 남자가 은퇴식을 가졌다.

KGC의 ‘영원한 캡틴’ 양희종은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자신의 은퇴식을 가졌다. 전반 종료 후 20여분 동안 진행된 이번 은퇴식은 2007년부터 2023년까지 17년 동안 KGC만을 위해 헌신한 한 남자를 위해 모든 이가 바치는 선물이었다.

양희종은 2007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KT&G에 지명된 후 단 한 번의 이적 없이 원 클럽맨,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활약했다. 2011-12시즌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고 2016-17시즌에는 창단 첫 통합우승에 앞장섰다. 2020-21시즌에는 ‘퍼펙트 10’ 전승 우승으로 또 한 번 KGC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KGC의 ‘영원한 캡틴’ 양희종은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자신의 은퇴식을 가졌다. 전반 종료 후 20여분 동안 진행된 이번 은퇴식은 2007년부터 2023년까지 17년 동안 KGC만을 위해 헌신한 한 남자를 위해 모든 이가 바치는 선물이었다. 사진=KBL 제공

이날 안양은 경기 전부터 뜨거웠다. 1, 2층은 양희종을 보기 위해 모인 팬들로 가득했다. 팬들은 2층 중앙 포토존에 준비된 공간에 포스트잇으로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20년 가까이 안양을 지켜낸 최고의 남자에게 전하는 찬사가 가득 채워졌다.

전반 종료 후 본 행사가 진행됐다. 양희종은 코트 중앙에 섰고 전광판에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 은퇴를 앞둔 지금까지의 모습을 담은 특별 영상이 공개됐다. 팬들과 함께 그 순간을 지켜본 양희종은 애써 눈물을 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KGC는 양희종에게 기념패를 전달했다. 이종림 단장과 가족, 그리고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함께한 옛 동료 박찬희가 양희종을 축하하기 위해 코트 위에 섰다.

양희종은 직접 준비한 은퇴식 소감문을 읽었다. 팬, 선수단, 그리고 자신을 도와준 모든 이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보다 팀에 남아 활약해야 할 선수들을 위하는 메시지 역시 전달했다.

깜짝 이벤트도 준비됐다. 구단 역사상 첫 영구결번의 영광을 얻게 된 양희종. KGC는 그를 위해 특별 게스트 가수 강승윤을 초청했다. 평소 그의 노래 ‘캡틴’을 즐겨 들은 양희종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었던 것. 팬들은 준비된 동작(거수경례)을 취하며 ‘영원한 캡틴’의 영구결번식을 축하했다. 강승윤의 열창, 그리고 구단의 배려에 양희종 역시 감동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끝으로 양희종은 선수단, 그리고 가족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영광의 은퇴식을 마무리했다.

KGC 첫 영구결번의 주인공 양희종. 가족과 함께 자신의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바라보는 그의 뒷모습이다. 사진=KBL 제공

다음은 양희종의 은퇴식 소감문이다.

너무 감사 드립니다. 코트에서 듣던 안양 팬들의 함성만큼 든든하고 힘이 되는 건 없었습니다. 그 모습 그 함성을 듣고 플레이할 수 있었던 저로선 행운이었고 너무 감사했습니다. 저는 부족한 선수였습니다. 수많은 경기에서 슛 미스를 하고 실수를 해도 팬 여러분은 묵묵히 응원해주셨고 코트 위에 서면 박수를 주셨습니다. 크고 작은 부상도 있었고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 슬럼프도 있었지만 지금 자리에서 응원해준 팬 여러분이 있어 다시 일어날 수 있었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30여년 동안 농구선수로서 살아오면서 정말 행복한 순간이 많았습니다. KT&G에 입단했을 때, 3번의 우승을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참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코트 위에서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고 열정만큼은 남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노력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평범한 선수로 입단해서 팀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지금의 명문구단이 되는데 일조할 수 있어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 모든 건 팬 여러분이 있었기에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족한 나를 위해 화려하고 멋지게 은퇴식을 만들어주신 KGC 구단과 KGC 그룹, 허철호 구단주님, 이종림 단장님을 비롯해 사무국 임직원 여러분들에게 감사합니다. KGC에 남아 17년 원 클럽맨으로 선수 생활을 하고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이 있어 이런 영광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저 이후에도 우리 후배들이 KGC를 떠나지 않고 더 성장하여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김상식 감독님, (최)승태형, (조)성민이 형.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이 배웠습니다. 감독님의 섬세함과 깊은 배려가 선수들을 움직이게 했고 좋은 결실을 맺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일 고생 많이 하는 지원 스태프. 그들이 있기에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항상 고마웠습니다. 그동안 ‘노땅’ 선수 케어하느라 고생 많았다. 고맙다. 우승 못하면 1년 미룰까 생각했었는데 경기 전에 소식을 들었습니다(웃음). 나와 함께 동고동락한 (오)세근이부터 막내 유진, (고)찬혁이까지 모두 고맙고 사랑한다. 대릴(먼로), 오마리(스펠맨). 땡큐 브로. 고맙다(Thank you bro. appreciate)

그리고 오늘따라 옛 동료였던 원조 인삼신기 (김)태술이, (이)정현이, (박)찬희, (오)세근이가 오늘따라 많이 생각납니다.

마지막으로 건강하게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 정말 감사합니다. 맞벌이 부부의 독박 육아를 담당해주신 장모님 너무 감사합니다. 항상 사위도 아들이라고 해주시는 장인어른 감사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웅이(양태웅), 연이(양세연). 눈만 뜨면 아빠랑 농구하겠다고 달려드는 황소 같은 귀염둥이 미래 KGC 캡틴 양태웅 사랑한다. 얼굴만 바라봐도 웃음 짓게 하는 우리 공주님 양세연 사랑한다. 예쁘게만 커라. 그리고 우리 와이프. 나보다 더 열정적이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우리 김원장님. 당신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내 모든 선택에 길잡이가 되어주고 오롯이 내 편에 서서 지지해주는 당신이 있어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 김사란 고맙다. 사랑한다.

우리는 3번째 반지를 꼈고 4번째 우승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선수로서 뛰는 마지막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와 라스트 디펜스를 끝까지 함께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안양=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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