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갈량의 노 피어 야구, LG가 다이나믹해졌다 [MK초점]

‘염갈량’의 노 피어(No Fear) 야구로 LG 트윈스가 확실히 더 다이나믹해졌다.

LG는 지난 2일 수원 kt 위즈와의 경기를 연장 11회 접전 끝에 10-9로 승리, 개막 2연전을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마무리 했다. 1차전 대패에 이어 2차전마저 자칫 패했다면 개막 시리즈를 모두 내주고 2023 시즌을 시작할 뻔 했는데, 그 흐름도 끊었기에 더 귀중한 승리였다.

특히 두드러진 2차전 승리의 과정을 비롯해 염경엽 LG 감독 부임 이후 지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거치며 확연하게 달라진 변화가 눈에 띈다. 바로 ‘미친 수준’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한 정도의 팀도루 숫자가 돋보이는 기동력의 강화다.

LG 가 시범경기 압도적인 도루 페이스에 이어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적극적이고 다이나믹한 야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LG는 시범경기 14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32도루로 기록해 2위 SSG(13개)를 압도한 팀 도루 1위에 올랐다. 정규시즌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2경기에서 총 7번의 도루를 시도해 6번을 성공시켰다. 공동 2위 그룹의 2개와 비교하면 3배가 많다. 시범경기 LG의 팀 도루 페이스를 고려해 본다면 단순히 시즌 초반의 적은 표본의 통계의 왜곡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올 시즌 LG가 상당히 많은 팀 도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지난해도 LG는 리그 2위에 해당하는 102개의 많은 도루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 페이스는 이를 월등히 뛰어넘는다. 경기 당 3개 꼴의 도루 숫자는 시즌 전체로 단순 환산하면 432개에 달한다. 물론 이만큼의 숫자가 나오긴 힘들겠지만 단순히 도루뿐만 아니라 LG의 야구 자체가 훨씬 더 기동력과 적극성을 동반한 다이나믹함이 더해졌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압도적인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뛰는 야구’는 2일 ‘염갈량’ 염경엽 감독의 허를 찌르는 전략과 맞물려 승리에 결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LG는 9-9 동점 상황 11회 초 1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자 염 감독은 박해민의 타석에서 이천웅을 대타 카드로 꺼냈다. 1점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작전수행능력이 좋고 발이 빠른 박해민이 아닌 장타력이 있는 이천웅을 대타로 냈다는 건 LG가 최소한 뜬공을 통한 희생플라이로 1점을 뽑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kt 역시 땅볼 유도 능력이 좋은 에이스 고영표의 구원 등판이란 승부수를 던졌다. 개막 2연전을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도인 동시에 이천웅에게 뜬공을 내주지 않고,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를 잡아내겠다는 복안.

하지만 염 감독은 이천웅에게 초구 스퀴즈 번트를 지시했고, 투수 앞 번트 안타가 됐다. 고영표의 투구와 동시에 홈으로 돌진한 3루 주자 송찬의가 홈을 밟으면서 LG가 10-9를 만드는 귀중한 결승득점을 올렸다.

박해민과 이천웅의 기존 이미지와 상황을 이용한 염 감독의 허를 찌른 전략이 제대로 먹힌 셈. 동시에 만약 LG의 작전을 kt 벤치가 간파했다면 허무하게 득점 기회가 날아갈 수 있었다.

여기서 LG의 올 시즌 추구하는 두려움 없는 노 피어(No Fear) 야구의 본질이 드러난다. 시범경기 기간 적극적인 기동력 야구와 관련해 염 감독이 올 시즌 추구하는 LG의 야구 철학에 대해 밝힌 적이 있다.

“(목적에) 2개가 다 있다. ‘우린 이런 야구를 한다’라고 상대에게 인식을 시켜 준비를 하라는 거다. 대비하고 들어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상대가 대비를 잘 하고 있으면 우린 안하면 된다. 만약 상대 투수의 견제가 약하거나 포수의 송구가 떨어지는 것이면 대비가 안된 것 아닌가. 그럼 우리는 시도할 것이다. 그래서 시범경기에선 100%가 아니라, 120%로 적극적으로 뛰도록 시키고 있다. 주루사나 견제사도 많이 나오지만 팀에는 전혀 마이너스가 아니다. 그렇게 실패도 해보고 시즌을 하는데 미리 경험하는 것이다.”

‘뛸 수 있다’는 인식을 통해 상대에게 긴장감을 주는 것과 동시에 팀 득점력의 향상을 위해 ‘뛰는 야구’를 모두 시행하겠다는 이야기였다.

올 시즌 LG는 적극적으로 뛸 생각이다. 그게 팀플레이라는 게 염경엽 감독의 설명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그러면서 염 감독은 단호한 어조로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통해 실패한 것은 ‘결과론 적인 과실’이 아닌 ‘방법의 부족이나 실수’로 못박았다.

염 감독은 “누상에서 죽었을 때 ‘(선수가)잘못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이 잘못됐다’는 것을 김민호 코치나 이종범 코치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면서 “어떻게 해서 주루사를 했고, 어디서 스타트가 잘못됐는지를 설명해주면서 결국 ‘실수를 줄이는 야구’를 지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표본은 적지만 단순히 팀도루 시도와 성공확률만 보더라도 7차례 시도에서 성공 6회-실패 1회로 성공확률이 85.7%다. 주루사와 견제사도 뒤따르고 있지만 팀득점 향상을 위해서라도 올해 LG는 더 다이나믹하게 뛸 예정이다.

염 감독은 “동료들에게 쉽게 내가 타점을 만들어 주고, 한 베이스를 더 가주면서 동료들에게도 어떤 혜택을 줄 수 있고 나는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를 선수들에게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바로 이게 팀플레이라는 것”이라면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1사 2루가 될 상황을 1사 3루로 만들어준다면 타자가 땅볼을 쳐도 타점이 올라갈 수 있고, 희생플라이를 치면 타점과 함께 타수도 줄어들 수 있다. 그것이 1년이 쌓이면 한 타자 당 타점을 1개 이상 올릴 수 있고, 그러면 자신의 연봉과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라며 기동력야구와 팀성적과 개인 성적의 상관관계를 설명했다.

야구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단순화 시켜 설명하기도 했다. 염 감독은 “야구는 잘 치고 잘 막아서 이기는 건 1/3이다. 그렇기에 1등도 시즌의 1/3은 지고, 꼴찌도 1/3은 이기지 않나”라면서 “결국 어느 팀이 그 가운데 있는 1/3의 경기를 잘하느냐는 얼마나 디테일하게 1점차 승부를 잘하는 것에 달렸고, 그건 한 베이스를 더 가느냐 못가느냐에 따라서 1점~5점을 정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투타의 월등한 힘으로 이기는 경기들 외에 접전에서의 경기를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기본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염 감독의 철학이 지금 LG 선수들에게 녹아들고 있는 셈이다.

염 감독은 “시범경기를 통해서 선수들한테 그걸 인식시키고 싶었는데 너무 잘해줬다. 선수들도 아마 ‘이렇게 하면서 내가 동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구나’를 분명히 이해하게 되고 ‘이것이 나에게도 혜택이 오는 구나’를 이해하게 되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본인들이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끝으로 염 감독은 그렇게 LG의 팀 색깔이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감독 자신의 성향이나 색깔이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나온 말이다.

“선수들의 생각을 바꿔야지만 팀의 색깔이 바뀐다. 생각이 바뀌고 그 성공 체험을 하고 결과를 보지 못하면 선수는 절대 바뀌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익숙한 걸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선수들이 이런 것들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길 확률도 훨씬 높아지고, 그래서 더욱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LG의 ‘뛰는 야구’에 대비가 늘어날수록 실패 숫자는 더 늘어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만큼 , 아니 그 이상의 성공의 숫자들 역시 함께 쌓일 것도 분명해 보인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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