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산다는 확신 있었다.” 치밀한 홈스틸 각본에 팀 도루 성공률 2위까지 지휘한 조재영 코치

KIA 타이거즈가 LG 트윈스와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5연승 달성에 성공했다. 승률 5할 이상으로 4월을 마무리하는 최고의 결과였다.

이번 주말 3연전에서 KIA에 가장 결정적인 장면을 꼽자면 4월 29일 경기에서 나온 내야수 김규성의 홈스틸이었다.

이날 KIA는 5대 0으로 앞서다가 7회 말 3실점으로 한순간에 2점 차로 쫓기는 분위기를 맞이했다. 김규성은 9회 초 선두 타자 김선빈의 안타 출루 뒤 대주자로 교체 투입됐다. 최형우의 안타와 황대인의 진루타로 3루까지 밟은 김규성은 2사 만루 한승택 타석 때 일을 냈다.

KIA 조재영 주루코치가 팀에 효율적인 발야구를 이식하고 있다. 사진(잠실)=김근한 기자

볼카운트 1B-2S 상황에서 상대 투수 함덕주가 투구 자세에 들어가는 순간 김규성이 곧장 홈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LG 내야진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정도로 기습적인 움직임이었다. 함덕주가 뒤늦게 공을 던졌지만, 투구로 판정된 125km/h 속구는 김규성의 몸에 맞고 백네트로 빠져 흘러갔다.

6대 3으로 한 발짝 더 달아나는 추가 득점이 김규성의 홈스틸로 만들어졌다. 전체 베이스 주자들이 모두 스타트를 끊어 단독 홈스틸로는 못 인정받았지만, 김규성은 잠실벌의 탄성을 이끌어내는 센스 있는 플레이로 짜릿함을 맛봤다.

KIA 김종국 감독은 30일 경기를 앞두고 전날 홈스틸 상황에 대해 “나는 홈스틸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1루, 2루 주자까지 뛰었다. 나도 모르고 있었다. 중요한 건 3루 작전코치와 3루 주자의 호흡이었다. 아마 조재영 코치가 생각은 하고 있었을 건데 상황이 그렇게 규성이와 잘 맞았다. 대단한 작전이었던 것 같다. 너무 멋있는 플레이였다. 조재영 코치가 큰일을 한 듯싶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홈스틸, 엄밀히 말하면 삼중도루 명장면을 이끈 조재영 코치는 해당 상황에 대해 “무조건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라며 되돌아봤다.

조 코치는 30일 경기 전 MK스포츠와 만나 “(김)규성이가 3루에 왔을 때부터 상대 투수 습관을 알려줬다. 2아웃 초구부터 3구째까지는 계속 상황을 보게 했다. 그리고 4구째 공에 리드를 벌려 들어가라고 사인을 줬다. 그리고 상대가 좌투수니까 투수 눈에 보이는 1루 주자인 소크라테스에게 리드를 더 벌려서 시선을 분산하도록 주문했다. 무엇보다 규성이가 과감한 타이밍에 출발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라며 미소 지었다.

조 코치는 추가 득점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 판단해 준비했던 홈스틸 작전을 꺼내 들었다.

조 코치는 “오랫동안 주루코치를 하면서 상대 투수 습관은 대부분 다 파악했다. 그 상황에서 꼭 한 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감독님께서 믿고 맡겨주신 부분이 있기에 과감하게 시도했다. 잠실 관중 함성이 컸기에 무조건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KIA 김규성이 4월 29일 잠실 LG전 대주자로 투입돼 9회 초 결정적인 홈스틸을 기록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KIA는 조재영 코치의 지휘 아래 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91.7%)에 이어 도루 성공률 리그 2위(86.4%)에 올라 있다. 도루 상황에서 시도 수치가 6.7%로 리그 4위에 있음에도 꽤나 높은 도루 성공률이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조 코치는 “투수마다 주자마다 다 상황이 다르기에 상황에 맞게 개인 맞춤형으로 도루를 주문하고 있다. ‘너는 이럴 때 이렇게 움직여라’라고 말해주기에 선수들도 더 이해하면서 움직이는 듯싶다. 향후 최원준, 김도영 선수까지 돌아올 경우 더 효율적인 뛰는 야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3루 주루코치는 1군 코치진 자리 가운데 가장 힘든 자리기도 하다. 조 코치는 키움 히어로즈 소속 시절부터 주루코치로서 자질을 오랫동안 인정받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KIA라는 이미지에서 떠올리기 힘들었던 ‘발야구’가 효율적으로 팀에 이식되는 건 조 코치의 공이 크다.

조 코치는 “3루 주루코치를 계속 해왔기에 최대한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또 집에 가면 아내가 재밌는 얘기로 스트레스를 잘 풀어준다(웃음).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도 해마다 항상 성장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더 좋은 결과를 선수들과 만들어보고 싶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코치가 지는 거니까 즐겁게 그 상황에 임하길 바란다고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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