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홈런이 끝났다고? 특유의 몰아치기 아는 사람은 그런 말 못 한다

현재 KBO리그 홈런 순위는 다소 혼란스럽다. 거포들의 경연장이어야 할 홈런 순위가 조금은 낯선 선수들에게 점령당한 상태다.

LG 포수 박동원이 10개로 1위를 달리고 있고 2위는 한화 노시환이 8개로 쫓고 있다. 3위는 로하스인데 타율이 0.204에 불과하다.

아직 홈런왕이 될 만한 실력을 갖췄는지 의심스러운 선수들이라 할 수 있다.

박병호가 홈런 2개에 머물러 있지만 언제든 몰아치기를 할 수 있어 홈런왕 레이스를 예단할 순 없다. 사진=천정환 기자

박동원은 KBO리그서 가장 넓은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는 선수고 노시환은 지난해 홈런이 6개에 불과했던 타자다. 로하스 역시 잠실 구장이 홈구장이다.

지난해 홈런왕 박병호는 고작 2개를 치는데 그치고 있다. 27경기서 2홈런을 뽑아냈을 뿐이다. 순위로 치면 33위다. 부상이 걸림돌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박병호라는 이름값에는 어울리지 않는 숫자라 할 수 있다. 박병호의 홈런이 이대로 마를 것이라는 섣부른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홈런왕 레이스가 이대로 판도가 굳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여전히 박병호가 강력한 홈런왕 후보다.

박병호를 쉽게 볼 수 없는 건 ‘몰아치기’라는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한 번 터지면 무섭게 몰아서 홈런을 뽑아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크다.

안 좋을 때 평범한 거포라면 좋을 때는 압도적인 파워를 자랑하는 슬러거라 할 수 있다.

지난해에도 몰아치기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박병호는 지난해 4월 5개의 홈런을 치는데 그쳤다. 박병호의 홈런 능력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박병호는 5월과 6월에 무섭게 몰아치기를 했다.

5월 홈런은 11개였고 6월에도 10개로 두 자릿수 홈런을 채웠다. 이후 월간 최다 홈런 숫자는 4개에 불과했다. 몰아치기 이후엔 다소 힘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어찌 됐건 박병호가 특유의 몰아치기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올 시즌에도 언제 몰아치기가 나올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분명한 건 언젠가 한 번은 발동이 걸릴 것이고 그 발동이 걸렸을 때 얼마나 담장 밖으로 공을 넘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수원 구장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선수들 사이에선 홈런 치기 좋은 구장으로 이름 높다. 수원 구장 특유의 분위기가 타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포수 홈런왕인 박경완 현 LG 코치는 현역 시절 “현대의 홈구장이었던 수원 구장은 홈런 치기 좋은 구장이다. 특유의 안온한 분위기가 있다. 타자가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펜스까지 거리도 그리 멀지 않다. 오히려 대단히 가깝게 느껴진다. 대구 구장(시민 구장)이 작아서 홈런 치기 좋다고들 말했지만 대구 구장이 오히려 홈런 치기 어려웠다. 수원 구장이야말로 진짜 타자 친화 구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병호의 kt가 홈으로 쓰고 있는 구장이 바로 수원 구장이다. 박경완 코치가 꼽은 최고의 타자 친화 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다. 박병호의 몰아치기가 언제든 시작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박병호는 언제쯤 시동을 걸까. 그 시기가 다가오면 홈런왕 레이스 판도에는 커다란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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