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은 부상에 지연된 시즌 준비, 여기에 극심한 타격 부진까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김하성(31)은 2026시즌 최악의 상황에 마주했지만,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김하성은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리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홈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초반에 계속 안 좋았는데 (지금은) 나쁘지는 않은 거 같다. 공 보고 이런 것은 계속 나가면서 좋아질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 대해 말했다.
‘나쁘지 않다’고 말했지만, 현재 좋은 상황은 아니다. 지난 1월 한국에서 머물던 도중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을 다친 이후 시즌 준비가 늦어진 김하성은 복귀 후 14경기 출전, 54타석 소화했지만 타율 0.102 출루율 0.185 장타율 0.102 3타점 5볼넷 14삼진으로 최악의 부진을 경험중이다.
지난 5월말 보스턴 원정 두 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 4삼진 기록한 이후 기회가 줄어들었다. 시리즈에서 한 경기 쉬어가던 것이 시리즈에서 한 경기 출전하는 것으로 상황이 변했다. 마우리시오 듀본, 호르헤 마테오 등 최근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동료들에게 주전 유격수 자리를 내줬다. 이날 경기도 듀본이 유격수로 나선다.
선수 자신도, 이를 지켜보는 모든 이들도 납득할 성적이 아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김하성은 “심리적인 부분이 있었다”며 나름대로 부진을 진단했다. “부상을 당한 이후 복귀를 했고, 팀이 잘하고 있는 상태에서 잘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컸다. 초반에 괜찮은 타구들이 야수한테 걸리고 끝내기 찬스도 놓치고, 잘 맞은 타구가 파울이 되고 이런 것들이 이어지면서 심리적으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던 거 같다. 그러면서 공을 쫓아다니고 안 좋은 것들이 나타난 거 같다”며 자책했다.
이어 그는 희망을 얘기했다. “당연히 여기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말을 이은 그는 “내 성적도 시즌이 끝나야 내 성적인 것이다. 선수는 한 시즌을 치르며 좋은 기간이 있고 안 좋은 기간이 있기에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힘주어 말했다.
일단은 경기에 나갔을 때 뭔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지금 경기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아서 연습량을 더 많이 가져가고 있다. 기회는 분명히 올 것이기에 준비를 잘 해야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지난 4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홈경기에서는 좌전 안타로 타점을 올리기도 했던 그는 “어찌됐든 경기를 계속 나가야 한다. 아무리 연습을 해도 결국에는 경기 때 빗맞은 안타나 이런 것들이 나오면서 결과가 나와야 풀리는 것이다. 경기에 나갔을 때 매 타석 집중해야 한다”며 생각을 전했다.
월트 와이스 감독은 김하성에게 격려 메시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 ‘FOX’ 중계진에 따르면, 와이스 감독은 현역 시절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던 경험을 얘기하며 ‘네가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그래도 버텨라’라는 격려를 전했다.
김하성은 이 같은 메시지에 “여기는 프로다. 결국은 내가 나가서 보여줘야 한다. 그걸 기다리고 있는 거 같다”며 생각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은 ‘편하게 하라’이런 느낌으로 말씀을 해주신 거 같다. 어쨌든 선수 입장에서는 나가서 잘 해야한다. 내가 계속 잘했으면 내가 나갔을 것”이라며 결국은 자신이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그는 “부정적으로 생각할 시간은 아니다. 아직 100경기 정도 남았다”며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안 좋았던 기간도 경험을 해봤다. 잘 맞을 때 몰아치는 것도 자신이 있다. 경기에 나서면 좋아질 것이다. 성적은 답답하지만, 왔다갔다 하는 것이 성적이기에 시간이 지나고 시즌이 끝나야 내 성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전했다.
김하성은 지난 2021시즌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백업 내야수로 시작해 주전 경쟁을 통해 지금의 자리에 올라섰다. 이전까지 ‘뺏는 것’에 익숙했다면, 지금은 ‘뺏긴’ 처지다.
김하성은 “잘 모르겠다. ‘뺏는다’ 이런 의미보다는, 결국은 프로”라며 이에 관해 말했다. “결국은 내 잘못이다. (오프시즌 기간) 내 부주의로 다쳤고,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선수가 나가서 잘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내가 나가서 잘 해야 한다. 또 기회가 올 때가 있을 것”이라며 분발을 다짐했다.
김하성은 주전 유격수로 팀에 합류했지만, 3루와 2루도 소화한 경험이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른 포지션을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서는 “공백이 생기면 그 자리에 듀본이 가고 내가 유격수로 들어갈 것”이라며 가능성이 낮다고 말하면서도 “감독이 나가라면 당연히 나가야 한다. 미국에 와서 계속 그런 모습이었다”며 포지션 변경에 열려 있음도 알렸다.
[애틀란타(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