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투수 구창모(27)는 17일 창원 SSG전서 5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최정에게 홈런을 한 방 허용한 것을 빼면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하지만 그에겐 패전 투수의 멍에가 씌워졌다. 타선이 전혀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NC는 이날 0-4로 패했다.
그렇다면 구창모는 ‘불운’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까. 정답은 ‘아니오’다 구창모는 NC의 에이스이기 때문이다.
NC는 올 시즌 공격력이 크게 약화됐다. 이미 예견된 일이다.
지난해 나성범이 FA로 빠져나갔고 올 시즌엔 양의지마저 떠났다. 제대로 한 방을 칠 수 있는 선수가 거의 없다시피 한다고 봐야 한다.
마이너리그 홈런왕인 외국인 타자 마틴을 영입해 균형을 맞춰보려 했지만 아직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마틴은 일반적인 국내 타자 한 명 몫도 못 해내고 있다.
결국 투수들이 힘을 내는 수밖에 없다. 특히 선발 카드에서 앞선 경기는 반드시 잡고 넘어가야 한다.
17일 경기 SSG 선발은 오원석이었다.
좋은 투수기는 하지만 꺾지 못할 수준의 투수는 아니다. 최대한 무실점으로 이닝을 끌고 가주며 승부를 만들었어야 하는 투수다.
하지만 구창모는 일찌감치 홈런을 허용하며 끌려가는 경기를 만들었다. 많은 점수를 내준 것은 아니지만 초반 무드를 장악하지 못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구창모가 17일 경기서 ‘불운했다’고 표시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럴 때일수록 에이스급 투수들이 힘을 내줘야 한다.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상대를 제압해 줘야 한다.
그러나 구창모는 그 몫을 해내지 못했다. 최정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기선을 제압당했다.
NC 입장에선 맥이 풀릴 수밖에 없는 승부였다. 분명 선발 카드에서 구창모 대 오원석이라면 구창모가 앞서고 들어간다고 할 수 있는 경기다.
그런 승부에서 먼저 홈런을 맞으며 선제 실점을 했다. 그리고 5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구창모에게 ‘불운’이라는 표현을 쓰기 어려운 이유다.
구창모는 NC의 에이스다. 아무 팀이나 갖지 못한 토종 에이스를 지닌 팀이 NC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확실하게 이기는 흐름을 장악해야 한다. 어정쩡하게 밀리는 경기를 한다면 토종 에이스를 지녔다는 프리미엄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구창모에겐 다른 투수들보다 무거운 짐이 안겨져 있다 할 수 있다. 5이닝 1실점 정도로는 ‘아깝다’는 표현을 쓰기 어렵다. 그보다 더 나은 무언가가 필요하다.
구창모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팀의 입장에선 구창모에게 더 좋은 투구를 기대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NC도 외국인 원.투 펀치 가동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구창모까지 제 자리를 잡으면 타 팀에 뒤지지 않는 선발 로테이션을 갖추게 된다.
구창모의 분발이 좀 더 필요한 이유다. 숫자의 안온함 속에 숨을 것이 아니라 더 높은 수치를 위해 도전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NC의 운명은 구창모의 손에 쥐어졌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구창모가 숫자 그 이상의 가치를 증명하며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