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에 선수-심판 설전까지…너무나 어수선했던 잠실벌 [MK이슈]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오심부터 선수와 심판의 설전까지. 만원 관중 속 나오지 말아야 할 장면들이 연달아 연출됐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는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2023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열렸다. 결과는 치열한 연장 혈투 끝에 1-1 무승부. 이로써 25승 1무 14패를 기록한 LG는 공동 1위, 13승 3무 23패를 마크한 한화는 9위에 위치하게 됐다.

그러나 승부를 떠나 이번 일전은 오심을 비롯해 선수와 심판의 설전 등이 잇따라 나오며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20일 잠실 한화-LG전에서는 만원 관중이 들어찼음에도 불구하고 나오지 말아야 할 장면들이 잇따라 나왔다. 사진=천정환 기자

시종일관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된 가운데 먼저 오심은 LG가 공격권을 가진 9회말에 나왔다.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선두타자 신민재는 우전 안타를 치며 출루했고, 도루로 2루를 노렸다. 이때 이를 예측한 한화 배터리는 발 빠른 신민재의 도루를 막기 위해 볼을 바깥으로 빼는 피치아웃을 감행했다.

이 순간 타석에서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를 준비하던 정주현은 마음이 급해졌는지, 순간적으로 방망이를 바깥쪽으로 던졌다. 배트는 한화 포수 최재훈을 향했고, 최재훈은 볼을 뿌리지도 못한 채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너무나 노골적으로 방망이가 상대 포수를 향했기에 수비방해 판정이 유력해 보인 상황.

하지만 해당 장면을 두고 이날 잠실 경기를 맡았던 권영철 주심과 전일수 1루심, 김병주 2루심, 유덕형 3루심은 그라운드에 모여 길었던 4심 합의를 진행한 끝에 최종적으로 타격방해를 선언했다. 정위치에 있어야 할 포수가 먼저 움직여 공을 받았다는 판단이었다.

이로 인해 신민재의 2루 도루는 인정됐고, 정주현도 자동 출루권을 얻어 1루에 살아 나갔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즉각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심판진에게 강하게 어필했지만, 번복은 없었다. 한화가 이어진 무사 1, 2루에서 실점을 막아내며 경기가 연장으로 흘러갔기에 망정이지, 자칫 끝내기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순간이었다.

이후 약 한 시간 뒤 경기가 종료되기 직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결국 공식적으로 오심을 인정했다. 알림을 통해 “해당 판정은 4심 합의를 통해 최재훈의 타격방해로 판정됐으나, KBO 심판위원회 추가 확인 결과, 타격방해가 아닌 수비방해로 판정 됐어야 할 상황”이라며 “KBO 심판위원회는 (해당 심판들에게) 징계 등 후속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

어느덧 각 팀당 약 40경기 정도를 소화한 현재, 놀랍게도 KBO리그에서 오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심판진들은 이미 지난달 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KT위즈전에서 볼데드 상황을 잘못 적용해 많은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경기 막판에는 LG 박해민과 권영철 주심이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상황은 이랬다. 경기 초반부터 권영철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과 다른 의견이었던 박해민은 연장 12회말 선두타자로 나섰다. 이후 그는 한화 정우람의 가운데 쪽 낮은 초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아쉬움을 드러냈고, 2구 승부 끝에 잘 맞은 타구를 날렸지만, 1루수 직선타에 그쳤다.

직후 박해민은 헬맷을 집어 던지며 분노를 표했고, 이어 LG 더그아웃 앞에서 두 사람은 설전을 벌였다. 다행히 코치 등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만류하며 사건이 더 크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로봇이 판정하지 않는 이상, 개개인마다 스트라이크 존은 미세하게 다를 수 있다. 이는 권영철 주심과 박해민도 마찬가지일 터. 두 사람의 입장 모두 이해는 간다.

그러나 프로야구는 성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날 잠실야구장을 매진시킨 23,750명의 관중들 중에는 어린이 팬들의 수도 상당했다. 현장을 찾지 않았더라도 많은 어린이들은 이 순간을 중계화면 등으로 지켜봤을 것이며, 계속 기억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두 사람이 서로 조금만 참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2023 KBO리그는 이날을 통해 개막 후 191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하게 됐다. 이는 지난 3월 펼쳐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졸전과 개막 전 선수 및 단장 등의 각종 비위 행위 등이 겹쳤음에도 팬들의 호응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하지만 이날 잠실야구장에서 있었던 여러 사건들은 이러한 팬들의 사랑에 다시 한 번 실망을 안길 수 밖에 없는 장면들이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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