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팀은 패배했지만…6이닝 노히트 선보인 NC 원조 토종 에이스, 가치 입증하다 [MK초점]

NC 다이노스의 원조 토종 잠수함 에이스 이재학(33)이 완벽투를 선보였다.

2010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를 밟은 이재학은 2012년 2차 드래프트에서 당시 신생팀이던 NC에 지명을 받은 뒤부터 올해까지 NC에서만 활약한 우완 사이드암 투수다. 지난해까지 통산 성적은 270경기(1253.2이닝) 출전에 77승 71패 평균자책점 4.52다.

이처럼 창단부터 지금까지 NC와 함께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 이재학은 NC의 첫 승리투수, 첫 완봉, 첫 완투, 첫 신인왕 등을 포함해 NC 구단 투수 부문의 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역대 NC 소속 최다승(76승) 역시 그가 보유하고 있다.

21일 창원 삼성전에서 6이닝 노히트 호투를 선보인 NC 이재학. 사진=천정환 기자

그러나 이재학은 2021시즌과 2022시즌 부진에 시달렸다. 특히 2022시즌에는 26경기(선발 17번)에 나섰지만, 3승 8패 평균자책점 4.75에 그쳤다. 9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62개의 사사구를 내줄 정도로 제구가 흔들린 탓이 컸다.

그 결과는 너무나 쓰라렸다. 시즌 후 2+1년, 최대 9억원에 도장을 찍으며 NC에 잔류했지만,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진행된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는 이재학이 NC 입단 후 처음 겪는 일이었다.

그는 결국 미국 대신 마산야구장에서 몸을 만들었고, 최근까지 퓨처스(2군)리그에서 활동했다. 올해 퓨처스 성적은 7경기 출전에 3승 1패 평균자책점 1.53. 35.1이닝을 던질 동안 단 16개의 볼넷만 허용했고, 대신 37개의 삼진을 뽑아낼 정도로 제구가 안정됐다.

지난 4일 마산야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 퓨처스 팀과의 경기 도중 기자와 만난 이재학은 “(비시즌부터 지금까지) 제구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 볼넷을 줄이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과거의 영광도 중요하지만, 현재가 제일 중요하다. 1군에 올라가는 것이 목표다. 기회가 온다면 잘 살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고 반등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4일 마산야구장에서 만났던 이재학은 조용히 재기를 꿈꾸고 있었다. 사진=이한주 기자

당초 이번 달 초 1군의 부름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잦은 우천 취소 등으로 기회를 놓친 이재학. 하지만 그에게 한 번의 찬스가 더 찾아왔다. 강인권 NC 감독이 21일 창원 삼성 라이온즈전 선발투수로 이재학을 예고한 것. 그리고 그는 호투하며 강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1회초부터 이재학은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김지찬과 김현준을 각각 1루수 땅볼, 2루수 땅볼로 잠재웠다. 후속타자 구자욱에게는 볼넷을 내줬지만, 호세 피렐라를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2회초에는 김태군(2루수 플라이)과 오재일(삼진), 강민호(유격수 땅볼)를 차례로 잡아내며 이날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초에도 안정감은 지속됐다. 김영웅과 이재현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김지찬에게는 볼넷을 범한 뒤 2루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김현준을 1루수 땅볼로 이끌었다. 4회초에는 구자욱과 피렐라, 김태군을 각각 1루수 땅볼, 좌익수 플라이, 유격수 플라이로 유도하며 다시 삼자범퇴 행진에 복귀했다.

5회초 역시 깔끔했다. 오재일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강민호와 김영웅을 상대로는 각각 유격수 땅볼과 삼구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이후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재학은 이재현(중견수 플라이)과 김지찬(중견수 플라이), 김현준(유격수 직선타)을 모두 잠재우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6이닝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 수는 82구였으며,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측정됐다. 비록 소속팀 NC는 연장 혈투 끝에 삼성에 1-2로 무릎을 꿇었지만, 이날 이재학이 보여준 모습은 NC에 큰 위로가 됐다.

NC는 올 시즌 에릭 페디, 구창모, 이용준, 신민혁, 송명기 등으로 선발진을 구성했다. 22일 기준으로 페디(7승 1패 평균자책점 1.63)와 구창모(1승 3패 평균자책점 3.28), 이용준(2승 1패 평균 자책점 2.45)은 충분히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신민혁(평균자책점 5.46)은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다. 슬럼프에 빠진 송명기(평균자책점 4.81)는 지난 14일부터 1군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

여기에 최근에는 재충전을 이유로 구창모마저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허리 부상에 신음하던 테일러 와이드너가 복귀를 앞두고 있지만, 활약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이처럼 선발진에 균열이 발생한 상황에서 이재학은 이번 호투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과연 그가 앞으로도 좋은 투구를 선보이며 잔여 시즌 동안 NC 선발진의 한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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