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경기서 고작 27타석, 그러나 ‘천재 유격수’ 존재감 사라진 건 아니다

분명 ‘천재 유격수’라는 별명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좀처럼 선발 출장의 기회는 잡지 못한다. 하지만 꼭 필요한 순간, 그가 등장한다. 1점차 승부를 막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 롯데 벤치는 늘 그의 이름을 마지막에 부른다.

롯데 내야수 이학주(33) 이야기다.

이학주가 대수비로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학주는 롯데가 지금까지 치른 42경기 중 무려 31경기에 출장했다.

그러나 타석 수는 27타석에 불과하다. 한 경기에 한 타석도 채 들어서지 못했다.

대수비로 주로 기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는 경기 막바지에 이르면 늘 그의 이름이 불린다. 주로 주전 3루수 한동희를 대신할 선수로 기용된다.

하지만 그의 비중까지 낮다고 볼 수는 없다. 롯데의 팽팽한 승부를 지켜내는 수호신 몫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공격력이 강한 팀이 아니다. 최근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대량 득점으로 넉넉하게 이기는 경기가 그리 많지 않다.

자연스럽게 팽팽한 승부가 많이 펼쳐진다. 경기 막판 1,2점을 지켜야 이길 수 있는 경기가 많다.

이학주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롯데 3루수 한동희는 수비가 좋은 선수가 아니다. 팽팽한 승부에선 핫 코너를 맡기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 순간, 이학주가 등장한다. 그 어느 수비수보다 안정감 있는 수비력으로 롯데 핫 코너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고 있다.

타석에 들어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3경기 연속 타석이 기록되지 않았다. 그저 수비로만 팀에 공헌할 뿐이다.

하지만 이학주가 있어 롯데는 편안하게 경기 막판을 지켜볼 수 있다. 이학주의 안정감 있는 수비력은 롯데 내야 전체의 안정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전 유격수 노진혁도 수비가 아주 강한 편이라고 보긴 어렵다. 2루수 박승욱도, 1루가 아직 낯선 안치홍도 모두 약점을 가진 내야수들이다.

그런 상황에서 3루, 혹은 유격수까지 커버가 가능한 이학주의 존재감은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경기 막판 살 떨리는 승부를 정리할 수 있는 안정감 있는 수비수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물론 이학주에 대한 기대치는 더 높은 것이었다. 주전 내야수로 롯데 수비를 책임지는 그림을 그리고 영입한 선수다.

하지만 타격 능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대수비로 내려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학주의 존재를 낮게 평가할 수는 없다. 롯데가 편안하게 경기를 정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경기 수보다 적은 타석수를 기록하고 있는 미미한 선수. 하지만 그 존재감 만큼은 여느 선수에 뒤지지 않는다.

이학주가 없어도 경기는 돌아가겠지만 안정감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롯데에 이학주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천재 유격수’는 지금도 팀이 필요로 한 순간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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