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이민호가 시즌 네 번째 선발등판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민호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등판했다.
휘문고 출신 이민호는 2020년 1차 지명으로 LG의 부름을 받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은 우완투수다. 지난해까지 통산 74경기(선발 67번)에서 345.2이닝을 소화하며 24승 23패 평균자책점 4.53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12승 8패 평균자책점 5.51로 데뷔 첫 두 자릿 수 승리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이민호는 인상 깊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첫 번째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4선발로 낙점을 받았지만, 4월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5.1이닝 5피안타 2볼넷 2실점 0자책점) 이후 오른 팔꿈치 굴곡근 손상 부상을 당했다. 이후 6월 복귀했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다. 이번 두산전 전까지 성적은 3경기 출전에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3.95였다.
하지만 이날 이민호는 호투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비록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LG 토종 선발진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나왔기 때문에 더 값진 결과물이었다.
1회초부터 이민호는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정수빈(투수 땅볼)과 박계범(삼진), 양의지(유격수 플라이)를 차례로 잠재우며 삼자범퇴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2회초 들어 이민호는 흔들렸다. 김재환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양석환, 강승호에게 연속 볼넷을 범하며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에서 그는 홍성호에게 중견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으며 순식간에 2실점을 떠안았다. 김재호와 이유찬을 각각 우익수 직선타, 유격수 플라이로 묶으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3회초는 다시 깔끔했다. 정수빈과 박계범을 각각 1루수 땅볼, 3루수 플라이로 유도했다. 후속타자 양의지에게는 중전 안타를 헌납했지만, 김재환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다.
4회초에도 안정감은 이어졌다. 양석환(좌익수 플라이)과 강승호(유격수 땅볼), 홍성호(중견수 플라이)를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늘리며 이닝을 끝냈다.
5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이민호는 김재호와 이유찬을 각각 2루수 땅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이어 정수빈에게는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박계범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막으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성적은 5이닝 3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2실점. 총 투구 수 91구 중 슬라이더(49구)를 가장 많이 구사했으며, 최고구속 145km까지 측정된 패스트볼도 26구 곁들였다. 여기에 커브(9구)와 체인지업(7구)도 가미했다.
LG는 최근 토종 선발진의 부진이라는 분명한 숙제에 발목이 잡혀 있었다. 임찬규(5승 1패 평균자책점 3.10)가 활약했지만 이민호가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했고,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이던 김윤식(3승 4패 평균자책점 5.29)은 9일 2군으로 내려갔다.
이처럼 불안한 토종 선발진을 보고 염경엽 LG 감독은 이번 경기 전 “정 안되면 (유)영찬이가 롱릴리프로 50구씩 하다가 (선발 로테이션에) 갈 것이다. 마지막 카드다. 마지막 카드를 안 썼으면 좋겠다”라고 토종 선발투수들의 분발을 바라기도 했다.
이렇듯 좋지 못한 상황에서 이민호는 이날 호투하며 염 감독의 시름을 한결 덜게 해줬다. 과연 그가 앞으로도 좋은 투구를 펼치며 자신의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