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오랜 기간 어둠 속에 있었던 KIA 타이거즈 투수 정해영에 한줄기 빛이 내비친다. 함평에서 1개월여의 재조정 기간을 보낸 정해영이 복귀 등판에서 좋았던 때의 구위를 되찾은 듯한 투구를 선보였다. ‘승락스쿨’을 다녀오자 타이거즈 최연소 마무리도 이렇게 변했다.
정해영은 2020시즌 입단 첫 해부터 1군 무대에 자리 잡았다. 2020시즌 11홀드로 팀 주축 불펜으로 자리 잡은 정해영은 2021시즌부터 타이거즈 최연소 마무리 투수로서 시즌 34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이어 2022시즌에도 시즌 32세이브로 2년 연속 30세이브라는 구단 최초이자 KBO리그 역대 최연소 기록을 썼다.
하지만, 2023시즌 정해영은 시즌 초반부터 기나긴 부진을 겪었다. 겉으로 보이는 기록과 달리 불안한 투구 내용을 이어간 정해영은 5월 말 끝내 1군에서 말소됐다.
함평 재활군에서 다시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던 정해영은 퓨처스리그에서 6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 6.75 4탈삼진 1볼넷 WHIP 1.61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퓨처스리그 등판이었던 6월 30일 KT WIZ전에선 1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KIA 김종국 감독은 정해영의 구위 회복 기미가 보인다는 판단 아래 1군 콜업을 결정했다.
정해영은 7월 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7회 구원 등판해 1이닝 퍼펙트 투구로 우리가 알던 ‘마무리 정해영’이 돌아왔음을 알렸다. 특히 속구 구속 회복이 고무적이었다. 정해영은 이날 최고 구속 147km/h까지 찍으면서 상대 타자들을 구위로 압도하는 투구 내용을 보였다.
이 장면을 지켜본 김종국 감독도 큰 만족감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7월 4일 문학 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 일요일 정해영 선수가 던진 공을 보니까 올 시즌 가장 좋았던 구위라고 느껴졌다. 꾸준하게 그런 투구를 계속 보여준다면 원래 자기 자리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수직 무브먼트 등 데이터 수치도 그렇고 공에 힘 자체가 좋았다. 본인이 자신감이 있으니까 포심 패스트볼 위주로 던진 듯싶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 감독은 ‘마무리 정해영’이 조만간 돌아오기까지 편안한 상황에서 투구하길 원했다.
김 감독은 “정해영 선수는 겨울에도 진짜 쉬지 않고 열심히 운동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함평에 내려가서 더 절치부심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 어제 같은 구위라면 마무리로 돌아가기 충분하다. 당분간은 6회나 7회 정도에 올라와서 계속 던져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상황에 관계없이 앞쪽에서 편안하게 던지는 게 나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결과적으로 정해영도 ‘함평 승락스쿨’ 효과를 본 셈이다. 6월 중순 MK스포츠와 통화에서 손승락 퓨처스팀 감독은 “나도 이제 정해영 선수를 유심히 지켜보려고 한다. 대화를 나누면서 정해영 선수의 마음속도 들여다봐야 한다. 구속과 구위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얼른 1군 마무리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잘 도와주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손 감독의 말대로 정해영은 구위와 구속, 그리고 마음까지 치유받고 1군으로 올라와 ‘타이거즈 최연소 마무리’가 곧 돌아올 수 있단 걸 증명했다. 정해영 선수 복귀전 투구 결과를 들은 손 감독은 “힙 턴 동작, 꼬임 동작에 대해 조언했는데 정해영 선수가 직접 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변화를 잘 받아들인 듯싶다”라며 기뻐했다. 과연 정해영이 언제 9회 마운드에 다시 올라 타이거즈 수호신이 돌아왔음을 알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문학(인천)=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