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빈이 쾌투를 선보였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류중일 감독에게도 희소식이다.
곽빈은 8월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두산의 선택을 받은 곽빈은 지난해까지 80경기(277.1이닝)에서 15승 17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4.32를 올린 우완투수다. 올 시즌에는 한층 더 발전했다. 이번 LG전 전까지 10승 6패 평균자책점 2.74를 마크하며 개인 첫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이러한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류중일 감독의 부름을 받아 오는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단 그는 이번 상대였던 LG에게 지난 5월 7일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선발등판했으나 1.1이닝 6실점으로 주춤했다. 허리 염좌 부상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에 경기 전 만난 이승엽 두산 감독은 “과거일 뿐이다. 시즌 초, 중반이었고 이제는 종반이다. (곽)빈이도 아시안게임 가기 전 몇 경기 안 남았고, 이제 승리에 대한 중요성과 매경기, 매경기 승부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곽빈이) 지난 번에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 아시안게임 때까지 많은 승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그의 선전을 바랐다.
이런 사령탑의 말을 들은 것일까. 곽빈은 경기 초반부터 호투를 선보였다. 1회말 홍창기에게 볼넷을 범했으나, 신민재(2루수 땅볼), 김현수(좌익수 플라이), 오스틴 딘(좌익수 플라이)을 차례로 잠재웠다. 2회말에는 선두타자 문보경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오지환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어 날카로운 견제로 2루 도루를 시도하던 문보경을 잡아냈고, 박동원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말에도 쾌투는 이어졌다. 문성주의 볼넷과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에 몰렸으나, 홍창기(2루수 땅볼), 신민재(유격수 플라이)를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4회말 역시 김현수와 오스틴을 좌익수 플라이, 3루수 땅볼로 묶었다. 후속타자 문보경에게는 볼넷을 내줬지만, 오지환을 중견수 플라이로 이끌었다.
노히트 행진은 아쉽게 5회말 깨졌다. 박동원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것. 이어 그는 문성주의 볼넷과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에 봉착했지만, 홍창기(좌익수 플라이), 신민재(1루수 땅볼)를 범타로 요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조지었다.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곽빈은 김현수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한 뒤 오스틴과 문보경을 각각 우익수 플라이,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후속타자 오지환에게는 좌전 안타를 헌납했으나, 박동원을 2루수 땅볼로 막아내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성적은 6이닝 3피안타 5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 총 112구의 볼을 뿌린 가운데 최고 구속 152km까지 측정된 패스트볼(40구)을 가장 많이 활용했으며, 슬라이더(36구), 커브(29구), 체인지업(7구)을 곁들였다.
하지만 곽빈은 아쉽게 시즌 11승째는 올리지 못했다. 팀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공을 후속 투수 김명신에게 넘겨줬지만, 불펜진의 방화로 연장 10회말 두산이 2-3으로 패했기 때문. 그렇게 곽빈은 평균자책점을 2.58로 낮춤과 동시에 퀄리티스타트(선발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아쉽게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으나, 곽빈의 이 같은 활약은 류중일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감독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오는 9월 중순 소집돼 10월 초 대회 일정을 소화하는 류중일호는 확실한 선발투수의 부재라는 고민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곽빈이 쾌투를 선보이며 류중일 감독은 시름을 한결 덜게 됐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