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올림픽 피겨 金 발리예바 외모 지적 논란

은퇴한 남자피겨스케이팅 레전드의 아내가 여자피겨스케이팅 동계올림픽 챔피언의 외모를 공개적으로 비하했다. 러시아 빙상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야나 룻콥스카야(48)는 9월19일 러시아 일간지 ‘스포르트 엑스프레스’가 보도한 인터뷰에서 “2022 베이징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카밀라 발리예바(17)는 몸무게가 명백하게 증가했다. 살을 빼야 한다. 옛날의 그녀를 보고 싶다”며 말했다.

룻콥스카야는 2006·2014 올림픽 남자피겨스케이팅 싱글 챔피언 예브게니 플류셴코(41)의 부인이다. ‘스포르트 엑스프레스’는 러시아 최고 권위 스포츠신문이다.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카밀라 발리예바가 러시아 육상 대중화를 위해 2023년 6월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에서 개최된 60m 달리기 대회에 초청선수로 참가하여 뛰고 있다. 사진=AFPBBNews=News1

룻콥스카야는 “소녀가 체중에 대해 말하기 싫어하는 것을 안다”면서도 “몸무게 유지가 쉽지 않겠지만, 피겨스케이팅 선수라면 반드시 그래야 한다. 2022-23시즌 발리예바 부진 이유는 체중 증가”라고 지적했다.

플류셴코는 ▲올림픽 2 ▲세계선수권 3 ▲유럽선수권 7 ▲그랑프리 파이널 4 등 16차례 메이저대회 금메달을 획득한 살아있는 남자피겨스케이팅 전설이다. 현역 시절 러시아 동계스포츠 간판스타로 손꼽혔다.

룻콥스카야는 대중가요 음반 프로듀서 출신이다. 결혼 후 플류셴코와 아카데미 공동 오너를 맡으며 제자들을 위한 음악도 제작하고 있긴 하지만 피겨스케이팅 전문가라고는 할 수 없다.

러시아 빙상계는 룻콥스카야가 “발리예바가 매우 섹시해졌더라. 그러나 스포츠는 (일반적인 관점의) 아름다움과 (경기력에 이상적인) 체형을 분리하여 생각해야 할 때가 있다”고 말한 것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성이 없는 인물이 올림픽 챔피언의 외모를 깎아내린 것이다. 게다가 ‘섹시’라는 표현에 “룻콥스카야가 발리예바를 성희롱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발리예바는 2022년 ▲유럽선수권 금메달 ▲쇼트프로그램 세계신기록 경신 ▲베이징올림픽 단체전(2월 4~7일) 우승으로 빛나며 여자피겨스케이팅 싱글 최강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2021년 12월 러시아선수권 당시 금지약물검사 양성반응이 2022년 2월 11일 공개됐다. ‘16세 이하 선수는 어떤 약을 먹으면 안 되는지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을 인정한다’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 덕분에 즉각적인 징계를 면했지만, 베이징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개인전(15~17일)은 4위에 그쳤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은 세계대회에서 쫓겨났다. 발리예바는 러시아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부리그를 대신하기 위해 개최한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1·3차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야나 룻콥스카야(왼쪽)-예브게니 플류셴코 부부가 결혼 14주년을 자축한 후 공개한 사진

이후 러시아선수권 은메달 및 러시아 그랑프리 파이널 준우승으로 잇달아 정상에서 밀려나긴 했지만, ‘발리예바가 룻콥스카야한테 살이 쪘다는 얘기까지 들어야 할 정도의 기량 저하인가’라는 동정론이 나오고 있다.

발리예바 2022-23 러시아 국내대회 최고점은 244.67로 2021-22시즌 272.71점보다 많이 줄었다.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당시 269.10점과 비교해도 차이가 분명하다.

그러나 타티야나 타라소바(76)는 “자연스러운 체형 변화를 비판해서는 안 된다. 1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나이를 먹은 것과 룻콥스카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여전히 (기술적으로) 스케이트는 좋고 프로그램도 훌륭하다”며 발리예바를 감쌌다.

타라소바는 제자들이 서로 다른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3개 세부 종목에서 모두 8개 금메달을 획득한 월드클래스 지도자다. 유럽 및 세계선수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41차례 우승자를 배출했다.

러시아 최대 온라인 스포츠매체 ‘스포르트24’는 “발리예바가 식사를 거부하거나, 반대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지나치게 먹을 수도 있다. 룻콥스카야는 우울증 등 정신장애의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을 했다”는 심리학자 반박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발리예바는 베이징올림픽 피겨스케이팅 2관왕 달성에 실패했음에도 러시아여론조사센터 설문 결과 ‘2022년 최고의 스포츠 선수’로 선정되는 등 현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자체육인으로 대접받는다.

[강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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