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도 이런 운명이 있을까. ‘괴물’ 김민재(28)가 애초에 강하게 이적설이 강하게 돌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고 챔스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독일의 거함 뮌헨은 21일 새벽 4시 열리는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맨유를 상대로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서 김민재는 선발 출격할 것이 유력하다.
독일과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간의 맞대결. 뮌헨은 시즌 개막 후 리그에서 무패행진을 달리며 독일 최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지난 시즌 세리에A 나폴리를 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이적해 단숨에 팀의 수비 중심으로 거듭난 김민재가 있다.
실제 김민재는 이적 직후만 하더라도 각각 네덜란드와 프랑스 대표팀 주전 수비수인 마티아스 더 리흐트-다요 우파메카노와 주전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더 리흐트를 백업으로 밀어내면서 리그 4경기 연속 선발로 출격하고 있을 정도로 팀에서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
어느 정도 체력 안배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맨유가 속도와 역습을 무기로 하는 팀이고,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상대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또 한 번 김민재가 선발 출격할 것이 유력하다.
반면에 맨유는 시즌 초반 최악의 출발을 하고 있다. 주전 선수 및 영입 선수들의 부상 이탈, 제이든 산초의 항명 및 감독과 불화, 안토니의 폭행 사건 이탈 등 각종 악재로 현재 분위기가 매우 침체 되어 있는 상황이다.
맨유는 지난 앞선 리그 4라운드 경기서 라이벌 아스널에게 1-3으로 패한 데 이어, 5라운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에서도 똑같은 스코어로 패하면서 연이어 수비가 붕괴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득점력도 살아나지 않은 가운데 우측 공격진은 사실상 공백 상태다.
이렇듯 상반된 분위기의 뮌헨과 맨유가 9년 만에 챔스에서 만나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가 관심사다.
뮌헨은 이적시장에서 나란히 팀을 옮겨 챔스 데뷔전을 치르는 해리 케인과 김민재가 키플레이어다. 케인은 4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면서 단숨에 팀내 해결사로 거듭났다. 김민재는 뮌헨의 탄탄한 수비에 중심을 잡은 것은 물론 차원이 다른 후방에서의 공격 전개를 펼치며 팀의 무패 행진을 이끌고 있다.
뮌헨 입장에선 9년 전 치른 2013-14 챔피언스리그 8강전 승리의 기억을 재현하고 싶은 상황이다. 김민재의 입장에선 뮌헨 이적 후 첫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이 이전에 가장 강력하게 연결된 맨유를 상대로 한다는 점도 아이러니한 결과다.
맨유 입장에선 뮌헨전을 망치면 시즌 초반 분위기를 잡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심지어 PL 5라운드 브라이튼전 패배 이후 라커룸에서 선수들끼리 다툼이 있었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등 안팎에서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동시에 맨유 입장에선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노렸던 케인과 김민재를 모두 내준 바로 그 뮌헨을 상대로 챔스 원정길을 떠난다는 것도, 마치 쓰여진 각본과 같은 일이 됐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