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이 9시즌 연속 150이닝 금자탑에도 쓰라린 10승 무산의 아픔을 겪었다. ‘교체 타이밍이 반 박자 빨랐다면’이란 가정이 떠오르는 아쉬운 KIA의 하루였다.
양현종은 9월 30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6.1이닝 8피안타(1홈런)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시즌 8승 달성과 함께 9년 연속 10승을 위한 기회를 잡고자 했다. 양현종은 30일 등판을 포함해 세 차례 정도 남은 잔여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둬야 9년 연속 10승이라는 대기록 달성이 가능했다. 10년 연속 10승이라는 이강철 감독이 보유한 유일한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KIA 김종국 감독은 “개인적으로도 양현종 선수가 오늘 승리를 시작으로 9년 연속 10승을 달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단 최소 5이닝 이상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준다면 오늘 승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양현종 선수의 경우 수직 무브먼트나 커맨드가 좋아져서 이닝을 길게 끌어주고 있다. 상대 타선에서 우타자 8명이나 배치됐지만, 양현종 선수도 충분히 상대했던 익숙한 얼굴의 타자들이다. 준비를 잘 했을 거라 걱정은 없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이날 KIA는 2회 초 기선제압에 성공하면서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KIA는 2회 초 선두타자 소크라테스가 볼카운트 3B-1S 상황에서 문승원의 5구째 144km/h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20m짜리 우중월 선제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려 앞서나갔다.
2회 초 1사 뒤 타석에 들어선 이우성도 문승원의 5구째 144km/h 속구를 공략해 비거리 105m짜리 좌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상대 좌익수 에레디아의 글러브를 맞고 담장을 넘어가는 행운까지 따랐다.
KIA는 4회 초 2사 뒤 이창진이 문승원의 초구 123km/h 체인지업을 고략해 비거리 120m짜리 솔로 홈런을 올려 한 발짝 더 달아났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5회까지 무실점으로 순항하면서 시즌 8승 요건을 충족했다. 하지만, 경기 중반 위기에서 양현종은 끝내 무너졌다.
양현종은 6회 말 선두타자 김찬형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아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7회 말 마운드에도 오른 양현종은 김성현과 대타 최주환에게 각각 중전 안타와 우익선상 2루타를 맞아 무사 2, 3루 위기에 처했다.
양현종은 김민식에게 2루수 땅볼을 맞아 3루 주자 득점을 허용해 2실점째를 기록했다. 이어 홈런을 내준 김찬형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아 끝내 3대 3 동점을 내줬다. 결국, KIA 벤치는 3대 3 동점 이뤄지자 양현종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바뀐 투수 전상현은 실점 없이 7회 말을 매듭지으면서 역전을 막았다.
양현종의 시즌 8승이 무산된 뒤 KIA는 연장전 승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KIA는 10회 말 2사 만루 위기에서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상대 베테랑 타자 김성현에게 초구 끝내기 안타를 맞고 3대 4 패배를 당했다.
양현종은 이날 6.1이닝을 소화하면서 시즌 150이닝에 도달했다. 9시즌 연속 150이닝 이상 투구 대기록이 달성된 순간이었다. 이는 KBO리그 역대 두 번째이자 25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양현종에 앞서 KT WIZ 이강철(10시즌 연속·1989~1998년) 감독이 해태 타이거즈 소속 현역 시절 이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양현종은 연속 150이닝 기록과 함께 연속 10승 기록을 달성하는 이상적인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7회 말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양현종의 얼굴에도 진한 아쉬움이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KIA 벤치가 양현종을 7회 말 시작 전 혹은 위기 상황에서 교체하지 않았던 선택이 아쉬웠다. 이미 6회 말 양현종이 흔들린 투구 내용을 보인 데다 불펜 가동 인원도 충분했기에 더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것과 별개로 양현종이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달성과 함께 9월 월간 성적 6경기 등판 1승 3패 평균자책 2.41 22탈삼진 9볼넷으로 안정감을 되찾은 건 고무적인 결과였다. 반등한 양현종이 시즌 10승 무산의 아쉬움을 잊고 이제 팀 5강 싸움에 힘을 보태길 기대해본다.
[문학(인천)=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