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민아 등번호 바꿔라.”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아웃사이드 히터 박혜민(23)은 2023-24시즌을 앞두고 등번호에 변화를 줬다. 11번이 아닌 10번을 달고 코트를 누비고 있다.
박혜민이 등번호에 변화를 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해여중-선명여고 졸업 후 2018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GS칼텍스에 입단한 박혜민의 데뷔 시즌 등번호는 11번이었다. GS칼텍스에서 세 시즌 머무는 동안 쭉 11번을 달았다.
이후 2021년 최은지와 트레이드를 통해 KGC인삼공사(現 정관장)로 넘어온 박혜민은 지난 두 시즌에도 11번을 달고 변함없이 코트를 누볐다.
5시즌 동안 함께 했던 등번호에 변화를 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학창 시절 달던 번호를 언젠가 달아야겠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혜민은 선명여고 시절 10번을 달았다. 팀의 에이스이자 주장이었다.
박혜민은 “중학교, 고등학교 때 늘 10번을 달았다. 프로에 왔을 때는 늘 10번의 주인이 있었다. 언젠가 비면 10번을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박혜민이 GS칼텍스에 입단했을 때는 강소휘가 10번을 달고 있었으며, 정관장으로 오고 난 이후에는 채선아가 달고 뛰었다. 채선아가 올 시즌을 앞두고 페퍼저축은행으로 FA 이적하면서 10번이 비게 되었고, 박혜민은 마음 편하게 10번을 달 수 있었다.
두 번째 이유는 이강주 코치의 제안이었다. 비시즌 이강주 코치와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이강주 코치는 박혜민에게 등번호 교체 제안을 했다.
박혜민은 “강주 코치님이 나를 많이 도와준다. 평소 영상도 많이 보라고 하고, 혼도 많이 낸다. 그러다 어느 날 ‘혜민아 등번호 바꿔라’라고 하시더라.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라고 이야기했다.
등번호 교체 효과는 분명했다. 박혜민은 시즌 첫 경기 IBK기업은행전에서 맹활약했다. 7점 공격 성공률 60% 리시브 효율 72% 디그 16개(16회 시도)를 잡아내며 개막전 팀 승리에 기여했다.
박혜민은 “비시즌 때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힘들어서 많이 울었다. 선수들끼리 서로 보기만 해도 눈물을 났다”라며 “내가 어린 만큼 코트 분위기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리액션도 크게 했다. 그러면 분위기가 더 올라갈 거라 봤다”라고 말했다.
10번은 흔히 에이스의 번호라 말한다. 여자부만 보더라도 흥국생명 김연경, 페퍼저축은행 박정아, 한국도로공사 배유나, GS칼텍스 강소휘 등 팀의 간판스타들이 달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박혜민은 데뷔 첫 자유계약(FA) 자격을 얻는다. 새로운 번호와 함께 더 높이 날 수 있을지 기대해 보자.
[대전=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