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없습니다. 언젠가는 자기 것을 할 것입니다.”
가을 들어 부진에 빠진 홍창기(LG 트윈스)를 두고 사령탑 염경엽 감독이 한 말이었다.
지난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전체 27번)로 LG의 지명을 받은 홍창기는 지난해까지 통산 435경기에서 타율 0.297(1415타수 420안타) 10홈런 142타점 50도루를 올렸다. 특히 20221시즌에는 타율 0.328(4위) 103득점(2위) 출루율 0.456(1위)을 기록,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받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홍창기는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141경기에 나서 타율 0.332(524타수 174안타) 1홈런 65타점 109득점 23도루 출루율 0.444를 작성했다. 이러한 돌격대장의 활약에 힘입은 LG는 정규리그에서 86승 2무 56패를 기록,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다만 그는 가을 들어 웃지 못하고 있다. KT위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1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했으나 5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2차전에도 똑같은 위치로 출격해 3회말 볼넷과 득점을 얻어냈지만, 안타는 생산하지 못했다. 해당경기 성적은 3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
사실 홍창기의 포스트시즌 부진은 비단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그는 2020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등 총 3경기에 나섰지만, 단 한 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2021년에는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 출전했으나 14타수 2안타에 그쳤고, 2022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4경기에서 11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여기에 올해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의 성적을 포함하면 타율 0.067(45타수 3안타)이 된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홍창기의 컨디션이 나빠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2차전 마지막 타석이었던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그는 KT 우완 불펜투수 손동현의 4구 143km 패스트볼을 공략해 1-2루 간을 꿰뚫을 뻔한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아쉽게 상대 2루수 오윤석의 호수비에 걸리긴 했으나, 현재 그의 타격감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사령탑의 믿음도 굳건하다. 2차전을 앞두고 “(홍)창기에게 한 마디만 했다. ‘하던 대로 하라’고 했다. 오늘 또 다른 야구를 하면은 그러다 시리즈가 끝난다. 처음 했던 야구를 계속해야 결국 답을 찾을 수 있다. (계속 다른 길을 찾다보면) 야구는 꼬인다”고 말했던 염경엽 LG 감독은 2차전 후에도 “(홍창기에 대한) 고민이 없다. 언젠가는 자기 것을 할 것이다. 게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충분히 찾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LG에서 홍창기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홍창기가 출루하느냐, 못 나가느냐에 따라 타자들의 공격 패턴이나 분위기가 달라진다. 홍창기가 반등에 성공한다면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0, 1994) 통합우승을 노리는 LG로서는 큰 힘을 얻게 된다.
한편 1차전에서 2-3으로 무릎을 꿇었지만, 2차전에서 8회말 터진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에 힘입어 5-4로 승리한 LG는 3차전 선발투수로 우완 임찬규를 내세운다. 그는 올 시즌 30경기(144.2이닝)에서 1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를 올리며 LG의 토종 에이스 역할을 잘 해냈다.
이에 맞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KT는 좌완 웨스 벤자민을 출격시킨다. 올 시즌 29경기(160이닝)에 출전해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를 작성한 그는 올해 LG를 상대로도 5차례 맞붙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32.1이닝 9실점 3자책점)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