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있어 (올해가) 가장 행복했던 시즌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있을 국제대회에서도 오늘 경험이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역투로 한국의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23 결승 진출을 이끈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소감을 전했다.
원태인은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APBC 2023 대만과의 예선 최종전에 선발등판해 84개의 볼을 뿌리며 5이닝을 3피안타 1피홈런 5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 한국의 6-1 승리를 견인했다.
1차전이었던 호주에 3-2로 이겼으나, 일본에 1-2로 무릎 꿇었던 한국은 이로써 2승 1패를 기록, 일본에 이어 2위로 결승에 나서게 됐다. 결승은 19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말 그대로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인 원태인이다. 4회초 솔로포 한 방을 막긴 했으나, 효과적으로 대만 타선을 봉쇄하며 5회초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경기 후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선발투수 원태인이 잘 던졌고 후반에 나온 투수들도 잘 막았다. 앞으로 한국 야구 투수들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고 밝은 미소를 보일 정도의 활약이었다.
원태인은 “최대한 긴 이닝을 던지려고 했다. 볼넷 없이 공격적인 피칭을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피홈런 1개가 있긴 했으나, 무사사구로 5이닝까지 책임질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날 원태인은 위기상황마다 탈삼진을 잡아내며 실점을 억제했다. 이 같은 활약에는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김형준(NC 다이노스)의 도움과 본인의 굳은 신념이 있었다고.
그는 “포수 리드에 많이 따라갔다. 실투를 최대한 던지지 말자고 생각했다. 보더라인 끝 쪽을 노리고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활용했다. 그게 위기 상황에서 탈삼진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24세 이하(1999년 1월 1일 이후 출생) 또는 프로 구단 입단 3년 차 이내(2021년 이후 입단) 선수만 나설 수 있고, 3장의 와일드카드도 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 선수만 가능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 야구는 유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눈에 띈다. 이들은 앞으로 있을 국제대회에서 한국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킬 전망이다.
특히 원태인은 앞서 호주전과 일본전에 선발로 나선 문동주(한화 이글스)와 이의리(KIA 타이거즈)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문동주는 5.2이닝 5피안타 1피홈런 4사사구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고, 이의리도 6이닝 6피안타 1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다.
원태인은 “앞선 두 경기에서 저보다 동생들이 선발투수로서 너무 좋은 활약을 해줬다”며 “제 뒤에 있는 불펜 투수들도 워낙 좋은 공을 던진다. 5이닝 정도만 던지면 뒤에서 막는다는 믿음이 있어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었다. 불펜 투수들도 좋은 피칭을 해줬다. 우리 투수들은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지난 2019년 1차 지명으로 삼성의 선택을 받은 원태인은 올해까지 132경기(726이닝)에서 41승 40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 사자군단의 토종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2020 도쿄 올림픽부터 태극마크를 단 그는 또한 올해 누구보다 바빴다. 3월에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고, 시즌 도중에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그는 대표팀 선발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같은 경험들은 그에게 큰 힘이 된다고.
원태인은 “WBC가 저에게 있어 가장 큰 경험이자 뜻 깊은 대회였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아시안게임에서 약팀을 상대했다고 하지만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도 좋은 투구를 한 것 같다. 앞으로 있을 국제대회에서도 오늘 경험이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끝으로 원태인은 “정말 길기도 길었고 많이 힘든 것도 있었다. 오늘이 저에게 있어 올 시즌 마지막 경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승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경기이기도 했기 때문에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 준비도 많이 했다. 그 마음을 경기에 담아 치렀던 것 같다. 저에게 있어 가장 행복했던 한 시즌이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도쿄(일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도쿄(일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