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태오가 ‘패스트 라이브즈’로 한국 배우 최초 영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유태오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감독 셀린 송) 인터뷰에서 이야기를 전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태오는 극 중 갑자기 떠나버린 첫사랑 나영을 그리워하는 해성을 연기했다.
한국계 캐니다인 셀린 송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하 오스카상) 작품상, 각본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쾌거를 이뤘으며 지난 20일 현재 전 세계 72관왕, 212개 부문 노미네이트라는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인연이라는 철학, 그리고 마지막 장면의 여운 두 가지 요소가 저를 눈물나게끔 만들었다. 시나리오 읽었을 때 느낌만 잘 전달이 된다면 누구라도 영화를 잘 봐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설레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하고, 제 연기에 대한 평가를 받을 준비가 돼 있다.”
특히 유태오는 제7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마에스트로’의 브래들리 쿠퍼, ‘오펜하이머’의 킬리언 머피, ‘러스틴’의 콜맨 도밍고, ‘바튼 아카데미’의 폴 지아마티, ‘솔트번’의 배리 키오건과 경쟁했으며, 수상은 ‘오펜하이머’의 킬리언 머피가 차지했다.
“저는 인생을 기대 없이 사는 사람이다. 희망은 있지만 기대는 안한다. 기대하면 상처가 생길 수 있다. 작품상으로 올라간 오스카도 그렇고 저는 미래에 살지도 않고 과거에 살지도 않고 지금 이 현실에 다한다. 그 상황이 되지 않는 이상은 실감이 안 난다. (시상식) 전날에 런던에 가서 아침에 매니저가 수상소감을 준비해놨냐고 물어보더라. 제가 2시간 동안 시상식을 보면서 머릿속에서 수상소감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저는 20년 전부터 킬리언 머피를 공부한 사람이다. 킬리언 머피가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연기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나중에 (시상식) 끝나고 나서 디너 자리가 있었는데 킬리언 머리한테 용기내서 다가가서 ‘당신이여서 좋았다’고 했다. 옛날부터 좋아했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 자리에서 저를 안아주면서 고맙다고 하더라. 끝날 줄 알았는데 크리스토퍼 놀란을 만났냐고 묻길래 못 만났다고 하니까 손을 잡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게 데려가서 대화도 나눌 수 있었다.”
한편 유태오가 출연하는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6일 국내 개봉한다.
[김현숙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