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구단 최초 시범경기 무패 1위에 도전한다. 이미 8연승으로 시범경기 1위를 확정한 두산은 1995년 롯데 자이언츠와 1999년 한화 이글스만이 작성한 시범경기 무패 1위 역사 대열에 함께 오르고자 한다. 두산 벤치에서 무리하게 경기 운영을 한 상황이 아니기에 시범경기 무패 연승도 무의미한 승리가 아니다.
두산은 3월 18일 대전 한화전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시범경기 8연승을 달린 두산은 2위 LG 트윈스(5승 2패)와 2.5경기 차로 벌리면서 시범경기 단독 1위를 확정했다.
이날 두산은 선발 마운드에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을 올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브랜든이 등 통증으로 휴식을 취해야 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해 대체 선발로 박신지를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한화 선발 마운드 위엔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가 올랐기에 선발 매치업에서 불리한 상황이었다.
시범경기 첫 패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었지만, 박신지가 1회 말 병살타 유도로 첫 이닝을 잘 매듭 지으면서 팽팽한 초반 흐름을 이어갔다. 박신지는 3회 말 무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다. 정은원을 포수 번트 파울 뜬공으로 잡아 한숨을 돌린 가운데 후속타자 페라자의 1루수 앞 내야 안타 때 상대 2루 주자 이도윤이 주루사 당하는 행운까지 따랐다. 박신지는 안치홍을 외야 뜬공으로 잡고 결국 실점을 막았다.
3회까지 페냐한테 무득점으로 막혔던 두산은 4회 초 양의지의 한 방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양의지는 4회 초 1사 뒤 페냐의 3구째 130km/h 체인지업을 통타해 비거리 110m짜리 좌월 선제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양의지는 6회 초에도 페냐를 다시 상대해 3구째 143km/h 속구를 공략하면서 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짜리 솔로 홈런을 날렸다.
이렇게 단 두 점의 득점 지원이었지만, 두산 불펜진이 철벽 계투 릴레이를 이어갔다. 4회 박정수부터 시작해 박소준-최종인-최준호-정철원이 한화 타선을 무실점으로 모두 틀어막아 2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8연승과 함께 시범경기 1위를 확정했다. 두산은 시범경기 최종일인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승리할 경우 구단 역사 최초로 시범경기 무패 1위 달성에 성공한다.
역대 KBO 시범경기에서 무패 1위를 달성한 사례는 단 두 차례뿐이다. 1995년 롯데가 5승 1무, 1999년 한화가 5승으로 시범경기 무패 1위에 성공했다.
KBO 관계자는 “1995년 롯데 시범경기 1위의 경우 당시 무승부를 승률 계산에 0.5경기씩 승패로 넣었던 규정이 있었다. 그래서 시범경기 승률 100% 사례는 아니다. 1999년 한화 시범경기 1위 사례는 양대리그로 나눴을 때 해당 리그 팀들과만 붙었던 기록이다. 그래도 정식 기록으로 인정하기에 1999년 한화가 현재까지는 유일한 시범경기 승률 100% 팀”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 성적으로 직결되는 확률은 극히 떨어진다. 그래도 두산이 시범경기 기간 거둔 8연승 과정과 승리 결과가 의미 없는 건 아니다. 두산 벤치가 시범경기 승리를 위해서 무리하게 경기 운영을 한 게 아닌 까닭이다. 야수와 투수 파트에서 모두 정규시즌을 위한 점검에 우선 순위를 두고 철저한 계획 아래 마운드 운영과 야수진 교체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8연승이란 결과를 거둔 건 지난해와 비교해 전반적인 선수단의 고른 실력 향상이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과연 두산이 19일 경기 승리로 구단 최초 시범경기 전승과 함께 기분 좋게 정규시즌 개막전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