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할 것 같았다. 진짜” 손흥민, 탁구게이트에 은퇴까지 진지하게 고려했었다

“나 개인만 생각한다면 그만할 것 같았다. 진짜로 그런 심경이었다.”

손흥민(32)이 지난 아시안컵 ‘탁구게이트’ 사건으로 대표팀 은퇴를 진지하게 고려했었다고 전했다. 당시 받았던 심리적인 충격과 고통을 내비친 손흥민은 그러나 팬들을 떠올리며 은퇴 의사를 접었다며 “다시 머리 박고 열심히 하겠다”는 앞으로의 각오도 전했다.

캡틴이자 ‘해결사’인 손흥민(토트넘)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후반전 이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준 끝에 태국 2연전 1차전서 아쉬운 무승부에 그쳤다.

사진=김영구 기자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3차전 전반 42분 나온 손흥민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2026 FIFA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경기서 2승 1무를 기록하며 승점 7점으로 C조 1위 자리를 지켰다. 앞서 치른 2차 예선 2경기에서 한국은 싱가포르를 5대0, 중국을 3대0으로 잡아내고 2연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태국과의 승점 차를 크게 벌리지 못했고, 27일 태국 원정 경기서 부담을 남기게 됐다.

이번 경기는 무엇보다 내홍으로 진한 상처를 남겼던 남자 축구 대표팀의 화해와 치유의 첫 출발이란 점에서 과정과 결과 모두 중요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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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졸전과 선수단 관리 실패의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 그 배경 속에서 내부의 ‘탁구게이트’, ‘카드 게이트’ 등이 잇따라 밝혀지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특히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이강인(PSG)이 캡틴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하고 항명한 사실한 알려져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대표팀 내부의 충격도 컸다. 특히 아시안컵 직후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 채널과 인터뷰서 “인생에서 가장 힘들다고 할 수 있는 한 주였다. 다시는 아시안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며 정신적인 고통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후 많은 비판을 받은 이강인이 런던으로 건너가 손흥민을 만나 사과를 전하고, 캡틴과 선수단이 그런 이강인의 사과를 받아주면서 사건은 일단 봉합됐다. 이강인은 대표팀 합류 이후에도 선수단 전체에게 사과를 전하는 것과 동시에 팬들에게도 사과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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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아시안컵 기간 너무 많은 관심, 그리고 너무 많은 응원을 해 주셨는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하고 실망하게 해드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면서 “모든 분의 쓴소리가 앞으로 저한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반성을 하는 기간이다. 좋은 축구선수뿐 아니라 더 좋은 사람, 그리고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대표팀 임시 감독은 A매치 데뷔전서 K리그1 출신 선수들을 비롯해 새로운 전략과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승리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23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으 맡고 있는 황선홍 감독이 임시사령탑으로 지휘봉을 잡아 태국과의 3월 A매치 2경기를 지휘한다.

아시안컵 항명 파동과 졸전 등으로 우승에 실패하면서 한국 축구는 팬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경기장엔 무려 6만 4,519명의 관중이 운집했고, 팬들도 뜨거운 환호로 항명 파동의 당사자였던 이강인과 캡틴 손흥민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을 맞아줬다. 특히 손흥민을 향한 환호가 가장 컸고, 교체 멤버 가운데선 이강인이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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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도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전반 초반을 제외하면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여줬지만 전술적으로 잘 준비된 태국을 상대로 의외로 홈에서 다득점 경기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42분 손흥민의 날카로운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후반전 17분 태국의 수파낫에게 동점골을 내준 이후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하면서 무승부에 그쳤다.

결과는 완벽하게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상처를 남겼던 대표팀 갈등도 이같은 과정을 통해 봉합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안컵 직후 대표팀 은퇴를 시사했던 캡틴은 실제 깊은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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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난 손흥민은 국가대표팀 은퇴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후 나온 첫 대답은 “되게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였다.

이후 한참을 고민한 손흥민은 “대표팀이라는 자리를 한 번도 당연하게 생각한 적 없다. 매번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면서도 “나 개인만 생각했다면 그만할 것 같았다”며 충격적인 고백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진짜로 그런 심경까지 갔다. 은퇴한 많은 선수에게 정말 질문도 많이 하고 조언도 구했는데,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면서 “이만큼 사랑받는 축구 선수는 드물다고 생각한다”며 팬들에게 받은 사랑이 복귀 결심에 가장 크게 작용했음을 전했다.

손흥민은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 FC서울의 주장 기성용, 차두리 전 국가대표팀 코치 등 쟁쟁한 국가대표 선배들과 전직 캡틴들에게 이같은 조언을 구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팬이 가장 우선이었다. ‘팬들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는 손흥민은 “(대표팀은) 어디까지나 나와 팬분들의 약속”이라며 “(김)민재가 이야기했듯이 머리 박고 (열심히) 하겠다”고 웃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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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감독 체제에서 짧은 기간 호흡하며 팀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려 애썼다. 비록 아쉬움은 남았지만 소득도 있다고 봤다. 손흥민은 “뭉쳐서 무언가 하나라도 더 해보려고 했던 게 오늘 경기의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다. 경기에 뛰는 선수, 뛰지 않는 선수 모두가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우리에게 필요했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줘 고맙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강인과의 호흡도 문제가 없었다. 후반 17분 교체로 들어온 이강인은 번뜩이는 드리블과 패스, 날카로운 킥과 슈팅으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후반 24분 이강인은 우측 페널티 박스 앞에서 위협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어 날카로운 크로스를 박스 안으로 보냈다. 아쉽게 크로스가 손흥민의 머리에 연결되지 않았지만 태국 수비진을 단숨에 뚫어낸 좋은 공격 장면이었다.

이어진 26분 공격에선 손흥민과 이강인의 호흡이 돋보였다.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앞에서 수비진을 앞에 두고 우측의 이강인에게 패스를 내줬다. 이강인이 다시 리턴 패스를 내줬고, 손흥민이 슈팅을 때렸지만 아쉽게 수비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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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손흥민은 직접 이강인과 소통하며 다양한 공격 전개와 움직임을 요구했다. 이강인도 성실하게 뛰며 직접 슈팅을 노리기도 하고, 여러 차례 킬패스를 보내며 찬스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손흥민 또한 “(이)강인 선수가 교체로 들어와서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전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강인 선수가 선수로서 한 단계씩 성장하는 부분을 느낄 수 있어서 같이 뛰면 즐겁다”며 둘 간의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쉽게 무승부로 승점 3점이란 최고의 소득을 얻지 못한 대표팀은 22일 태국으로 출국해 26일 태국과 원정 2차전인 동시에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4번째 경기를 치른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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