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연장 끝내기 악몽 씻은 개막 연속 쾌투…‘짝수해’ 반긴 베어스 고속 사이드암, 삐꺽대는 불펜 다잡았다

“지난해 시즌 초반 페이스는 정말 좋았는데 어깨가 한 번 아프고 2군을 다녀오니까 그때부터 조금씩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어깨뿐만 아니라 솔직히 체력적인 어려움도 많이 컸던 듯싶다. 특히 후반기 NC전에서 끝내기로 무너지니까 더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았다.”

두산 베어스 ‘고속 사이드암’ 투수 박치국은 지난해 9월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등판의 잔상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당시 부상에서 복귀해 첫 등판에 나선 박치국은 연장 11회 초 허경민의 투런포로 잡은 2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11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박치국은 볼넷 2개와 피안타 1개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박한결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맞았다. 타구 중계 과정에서 실책까지 나오면서 1루 주자까지 홈을 밟아 끝내기 패배로 이어졌다.

사진=두산 베어스
사진=두산 베어스

팀과 박치국에게 모두 큰 치명타를 준 창원 악몽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졌다. 두산은 창원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NC에 쓰라린 역전패를 당하면서 가을야구를 한 경기로 허망하게 마무리했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2024시즌 개막 시리즈에서 또 NC를 만났다. 이번에도 창원이었다. 두산은 3월 23일 개막전에서 선발 투수 라울 알칸타라의 호투를 앞세워 6회까지 2대 0으로 앞섰다. 하지만, 알칸타라가 갑작스럽게 허벅지 통증으로 내려간 뒤 신인 투수 김택연이 정규시즌 데뷔전에서 흔들리면서 2대 2 동점을 허용했다.

두산은 8회 초 양의지의 역전 적시 2루타로 3대 2로 다시 리드를 잡았지만, 8회 말 등판한 김명신이 권희동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동점을 내줬다. 이어 손아섭이 1루수 실책으로 출루하자 두산 벤치는 박치국을 마운드에 올렸다.

시즌 첫 등판에 나선 박치국은 상대 4번 타자 데이비슨을 4구째 122km/h 커브로 1루수 파울 뜬공을 유도해 첫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이후 대주자 박영빈의 2루 도루와 박치국의 좌전 안타로 1사 1, 3루 위기가 이어졌다.

박치국은 김성욱을 상대해 4구째 144km/h 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었다. 이어 후속타자 서호철도 3구 삼진으로 잡으면서 역전 위기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두산은 9회 말 마무리 투수 정철원이 2사 만루 위기에서 데이비슨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아 결국 개막전 역전패를 맛봤다.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은 24일 경기에선 창원 악몽을 씻어야 했다. 이날 선발 투수 브랜든이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등 통증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두산은 3대 0으로 앞서던 7회 초 라모스의 2타점 적시타로 5대 0까지 달아났다.

두산은 7회 말 박치국을 마운드에 올렸다. 연투에 나선 박치국은 선두타자 서호철을 2구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어 후속타자 박세혁도 2구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박치국은 김주원을 상대로 초구 128km/h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한 뒤 2구째 141km/h 속구로 1루수 땅볼을 만들어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에 성공했다.

박치국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을 가다듬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훈련했다. 그래서 더 의미 있는 삼자범퇴 이닝이 됐다.

두산은 8회 말 구원 등판한 박정수와 김명신이 모두 적시타를 맞아 3대 5로 쫓겼지만, 9회 초 양의지의 솔로 홈런으로 달아나 한숨을 돌렸다. 두산은 9회 말 마무리 투수 정철원을 올려 시즌 첫 승을 매듭지었다.

두산은 시즌 개막 시리즈부터 팀 불펜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베테랑 불펜 김강률과 홍건희의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 된 가운데 신인 김택연도 시즌 첫 등판부터 예상 밖의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준비가 다소 늦었던 김명신의 구위도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그나마 박치국이 개막 시리즈부터 삐걱대는 팀 불펜진을 다잡는 투구를 선보였다. 박치국이 개막 시리즈 때 보여준 투구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시즌 초반 필승 셋업맨 역할을 충분히 소화할 전망이다.

박치국은 지난 스프링캠프 인터뷰에서 짝수 해의 좋은 기운을 믿겠다고 강조했다. 박치국은 2018시즌 커리어 하이(17홀드)와 함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2020시즌에는 평균자책(2.79) 2점대와 더불어 한 시즌 최다 이닝(71.2이닝)을 세우기도 했다.

박치국은 “홀드 욕심보다는 경기 등판과 이닝 숫자를 늘리고 싶다. 지난해도 경기 등판에 비해 이닝 숫자가 너무 적었다. 홀드는 알아서 따라오는 것으로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짝수 해에 좋은 기억이 많았다. 2024년이 짝수 해라 기운은 좋을 듯싶다. 꼭 반등하는 해를 만들겠다”라고 다짐했다.

과연 박치국이 개막 초반 흔들리는 팀 불펜진에서 구원자 역할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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