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여제’ 박지수가 무너질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팬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청주 KB스타즈는 지난 30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과의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72-78로 패배, 1승 3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정규리그 27승 3패, 무려 90.0%의 승률, 홈 무패, 그리고 4강 플레이오프 역시 3전 전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KB스타즈다. 그러나 우리은행에 무너지며 끝내 통합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박지수에게는 대단히 아쉬운 시즌이 됐다. 그는 지난 2022-23시즌 개인 문제로 인해 제대로 뛰지 못했고 2023-24시즌 부활을 예고했다. 과거의 퍼포먼스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도 29경기 출전, 평균 30분 5초 동안 20.2점 15.2리바운드 5.4어시스트 1.8블록슛을 기록했다.
WKBL 1라운드부터 5라운드까지 MVP를 휩쓸기도 했다. 이미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6라운드에는 최대한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만약 전력을 다했다면 전 라운드 MVP도 충분히 가능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박지수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특히 챔피언결정전에선 4경기 평균 24.0점 17.2리바운드 2.0어시스트 1.2블록슛이라는 괴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박지수 외 KB스타즈 선수 중 우리은행을 위협한 존재가 없었다. 허예은이 매 경기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강이슬의 부진이 아쉬웠다.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선 무득점에 그치는 등 도움을 주지 못했다.
박지수는 쓰러지고 또 쓰러졌지만 매번 다시 일어섰다. 전반에 잠시 부진해도 후반에 부활하는 등 자신이 코트 위에서 어떤 존재인지 증명했다.
박지수와 챔피언결정전 내내 경쟁한 ‘파이널 MVP’ 김단비는 “(박)지수를 막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다. 키가 작으니 두 발, 세 발 먼저 뛰어야 했다. 사실 나는 제자리에서 지수를 버틸 뿐이었다. 다른 선수들이 로테이션을 돌아 더 고생했다. 모두가 힘들게 치른 챔피언결정전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수에게 미안하다(웃음). 몸싸움하면서 많이 때리기도 했다. 지수와 같은 대단한 센터를 막는 건 또 하나의 연습이었다. 지수는 앞으로 놀이 올라갈 선수다. KB스타즈가 졌을 뿐 지수가 진 건 아니다. 내년에는 더 높은 곳에 갈 수 있을 것이며 그만큼 우리도 열심히 준비하겠다. 언제든지 맞설 수 있도록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WKBL 정상에 서지 못한 박지수. 그는 실망감과 허무감이 컸음에도 SNS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통합우승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 그리고 마지막까지 응원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박지수는 “시즌이 끝났네요.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다리가 떨어지지 않아 40분의 경기 시간이 그저 힘들고 길게만 느껴졌고 참 많이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했지만 제 뒤엔 우리를 응원해주는 팬분들이 있기에, 목이 쉬어라 응원하는 그 마음을 도저히 저버릴 수 없었고 내가 포기하는 순간 팬들을 놓는 것이라는 마음 하나로 끝까지 코트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한 시즌 동안 저희를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보내주신 응원에 결과로 보답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챔피언 시리즈 동안 보인 저의 부족함을 끊임없이 반성하고 돌아보며 이내 곧 단단해져 돌아오겠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고 전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