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해보고 싶어요, 우리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서울 SK의 오재현은 지난 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정규시즌이었다면 3, 4주 휴식이 필요한 상황. 그러나 오재현은 부산으로 향했다.
오재현은 지난 2차전에서 3쿼터과 4쿼터 한 번씩 왼쪽 발목을 다쳤다. 2번째 꺾였을 때는 좋지 않은 소리가 들렸고 결국 남은 시간 동안 나설 수 없었다.
7일 검진 결과 오재현은 전거비인대가 완전히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다른 쪽 인대 역시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오재현은 선수단과 함께 부산 원정에 동행할 수 없었다. 실제로 7일 여러 매체에서 부산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때 오재현이 코칭스태프를 설득했다. 마지막까지 해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오재현은 MK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에 꼭 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조금이라도 뛸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이대로 올 시즌을 끝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같이 내려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통증은 있지만 심각하지 않다. 제대로 움직여본 건 아니다. 그래서 내일 상태를 보고 확실히 판단하기로 했다. 조금 뛰다가 또 다쳐서 나가면 민폐가 될 수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다. 확실하게 판단해서 될 것 같으면 그때 말씀드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오재현은 3쿼터 리바운드 과정에서 김선형과 발이 겹치며 발목이 꺾였다. 이때 통증을 느끼기는 했지만 교체되지 않고 출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4쿼터 최준용에게 밀린 후 안영준의 발을 밟으며 부상 부위에 큰 충격을 받았다.
오재현은 “처음 꺾일 때 크게 돌아간 건 아니었다. 통증이 조금 있었는데 뛰다 보니 점점 심해졌다. (허)웅이 형이 벤치로 들어갈 때 나도 잠깐만 쉬다가 들어가겠다고 했다. 라커룸에서 치료를 받은 뒤 다시 나왔는데 괜찮은 줄 알았지만 이미 심각한 상태였던 것 같다”라며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2번째 꺾였을 때는 그렇게 다칠 상황이 아니었는데 힘이 없다 보니 쉽게 돌아간 것 같다. 이미 전반에 체력을 다 쓰기도 했다. 그래도 패배는 곧 끝이라는 마음으로, 이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뛰었는데 잘 안 됐다”고 씁쓸히 웃었다.
현실적으로 보면 오재현의 3차전 출전은 쉽지 않다. 선수 생명을 생각하면 지금부터 휴식과 치료를 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오재현의 의지를 꺾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만큼 올 시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다. KBL을 대표하는 최고의 수비수로 성장한 시즌을 이대로 끝낼 수 없었다.
오재현은 “자세한 검사보다는 초음파 검사만 했다. 차라리 모르는 게 좋을 수 있으니까(웃음). 물론 그 검사만으로도 전거비인대 완전 파열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 다들 많이 걱정하시는데 그래도 마지막까지 해봐야 후회가 없을 듯하다. ‘진짜 안 되네’라고 느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부상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 우리 팀의 분위기는 여전히 좋고 또 포기하지 않았다. 3차전만 잡으면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몸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 않지만 마지막까지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편 SK는 8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KCC와 3차전을 치른다. 만약 패한다면 올 시즌은 끝이다. 반대로 승리한다면 반격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